나토 정상회의 마치고 귀국하는 트럼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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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뒷담화 한 나토 정상들의 동영상이 공개되자 4일(현지시간) 오전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의 회담이 끝나면 나는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라며 “나토 정상회의 종료 시점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며, 지난 이틀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동영상에는 지난 3일 밤 캐나다와 영국·프랑스·네덜란드 정상이 버킹엄궁 연회 중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 나눈 대화가 담겨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대화 중인 정상들. 왼쪽부터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트뤼도 총리는 당시 대화의 주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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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물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간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40분이나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마크롱 대통령이) 늦었다”라고 대신 설명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오랫동안 나눈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그의 팀(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도 (기자회견이 끝나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 동영상이 공개된 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자 트뤼도 총리를 향해 “그는 이중인격자(two-face)”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의 마지막 행사로 준비됐던 기자회견 일정도 돌연 취소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하원의 탄핵 추진 국면에서 참석한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일하는 이미지를 굳히려 애를 써왔다. 특히 나토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지출을 크게 늘리라고 압박하는 등 “미국인들을 위해 싸우겠다”면서 참석했다.
하지만 나토 창립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된 회원국 정상회의는 서구 동맹의 결속을 다지기는커녕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의 기싸움으로 얼룩만 진 채 폐막했다.
미 CNN방송은 “부글부글 끓은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며 “청문회와 지난밤의 비디오 동영상이 ‘트럼프의 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뒤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의 나토 출장 기간 미국을 위해 엄청난 일들이 달성됐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자랑스럽게도 그 어떤 대통령도 이토록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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