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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꾼 정부, 표만 본 국회… 기초적인 新산업조차 싹을 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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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9시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토교통부와 법제처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타다금지법)에 대한 의견 회신'을 보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직인이 찍힌 이 문서는 "(어제) 국토부와 국회에 회신한 검토 의견은 경쟁 당국으로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법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은 아니며 개정안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썼다. 공정위가 타다금지법에 찬성한다는 것이다. 찬성하는 이유도 기술하지 않은 한 줄짜리 문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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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이재웅(왼쪽) 쏘카 대표와 박재욱(오른쪽) VCNC 대표가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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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하루 전인 5일만 해도 타다금지법 반대 입장이었다. 공정위는 개정안 검토 의견서에서 "특정한 형태의 운수 사업을 법령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경쟁 촉진 및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택시와 경쟁하는 타다를 그대로 둬야 경쟁 활성화 이득이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어제 공정위의 반대 의견이 나온 직후, 실세 장관을 둔 국토부에서 강하게 항의했고 공정위가 눈치 빠르게 물러섰다"는 말이 돌았다.

표 앞에서 여야 모두 택시 편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에선 여야 간 논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상정한 지 20분 만에 통과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4명이 발언했고 반대 의견은 없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차량 공유 스타트업과 택시 업계의 갈등이 불거졌을 때부터 택시 업계 편이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택시보다 요금이 30%가량 싼 카풀 시범 서비스에 나서자, 민주당은 카카오와 택시 업계 간 중재에 나섰고, 카카오는 42일 만에 카풀을 중단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인 중재안은 사실상 카풀 사업을 봉쇄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 등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타다는 혁신이 아닌 불법·편법 영업이고, 택시 산업에 대한 침략'이라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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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택시 업계 집회에 참석해 택시 편에 서서 이번 갈등을 문 정부의 무능으로 몰아붙였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전국에 막강한 조직을 갖고 있는 택시 업계 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말로만 혁신 외치는 정부

한때 정부는 혁신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행동은 반대였다. 지난달 말 타다가 검찰에 기소당했을 때 이낙연 국무총리는 "신산업은 기존 산업과 이해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지만 신산업을 마냥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페이스북에 "검찰의 (타다) 기소 소식을 접하니 당황스럽다. 신산업 창출의 불씨가 줄어들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법이 앞서가는 사회제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이 한두 달 뒤면 통과될 수 있는데 검찰이 앞서 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타다금지법 통과가 눈앞에 오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심지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한 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개정안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타다가 지금 같은 형태로 미래에 똑같이 사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십만 택시 운전 기사가 보는 피해를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개정안은 타다와 같은 혁신적 시도를 금지하는 게 아니며 혁신 플랫폼 택시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합법적으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가 하는 제도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결국 타다는 망해도 되고, 택시 업계가 수용하는 혁신안만이 진짜라는 뜻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빌리티 혁신 경쟁에서 우리는 타다와 같은 기초적인 혁신조차 발을 못 떼는 현실"이라며 "이런 마당에 진짜 세상을 뒤엎는 혁신과 신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성호철 기자(sunghochul@chosun.com);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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