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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보험업계 불황에 뜨거워지는 M&A 열기…알짜 먹거리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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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더케이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보험·KDB생명보험 등 중소 보험사들이 잇달아 M&A 시장에 나오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더팩트DB


하나금융, 더케이손보 단독 입찰…KB금융, 푸르덴셜 인수 고심

[더팩트│황원영 기자] 더케이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보험·KDB생명보험 등 중소 보험사들이 잇달아 M&A 시장에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매물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알짜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다.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했으나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더케이손보의 자산 규모는 8140억 원으로 업계 순위 중 하위권이다. 지난 3분기 111억 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가입자 상당수가 교직원이라는 점과 종합손보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매각가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중형 손보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0.7배 수준임을 고려해 1000억~1500억 원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더케이손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그룹은 타 금융그룹보다 은행 수익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7.9%(3분기 누적 기준)로 신한금융그룹(64.3%)이나 KB금융그룹(72.2%) 보다 높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할 경우 종합손해보험 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다. 자산 규모 18위에 불과한 하나생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 영업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하나손해보험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쳤다. 가격만 협의가 된다면 더케이손보를 연내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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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더팩트DB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도 한국 진출 28년 만에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골드만삭스는 KB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와 대형 사모펀드(PEF)들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하며 본격적으로 인수자 찾기에 나섰다.

199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푸르덴셜생명은 생보사 중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자산은 6월 말 기준 20조1938억 원으로 업계 11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448억 원으로 삼성생명(8261억 원), 라이나생명(5286억 원), 오렌지라이프(2580억 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지급여력비율(RBC)은 6월 말 기준 505%로 업계 1위다.

게다가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종신보험의 경우 만기가 길고 고금리 확정형 판매 비중이 작다. 이에 따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매각가는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KB생명을 키울 필요가 있고, 올해 초 금융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생보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유력한 후보다. KB금융지주는 그간 생보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자회사 KB생명이 있지만 견실한 생보사를 추가로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재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KDB생명이나 중국 안방보험 사태 이후 잠재적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 ABL생명도 M&A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다. 다만 매각 작업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거액의 성과급까지 내걸고 연내 매각을 재추진했던 KDB생명은 적합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3차례 M&A 시장에 나왔으나 모두 무산됐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서 KDB생명 매각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산업은행이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그간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감내하더라도 매각을 밀어붙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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