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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관건은 ‘대한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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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대한텔레콤→SK C&C→SK㈜ 이어지는 계열사 재편 과정
1988년 결혼 후 30년 가량 된 혼인 생활…재산 형성 기여도 쟁점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재산 분할 소송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최태원 회장이 어느 정도 재산을 떼어줘야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최 회장의 재산 대부분이 지주사 SK㈜의 지분 18.44%라는 것이다. 최 회장의 SK(034730)지분이 노 관장에게 넘어가면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최 회장의 SK 지분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SK 지분은 SK가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1991년 세운 대한텔레콤 지분에서 기원하는데, 대한텔레콤은 SK C&C를 거쳐 SK로 통합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한텔레콤 지분을 상속 재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느냐가 양 측의 쟁점이다. 법원이 상속 재산의 일종으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정도 볼지가 관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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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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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은 지난 4일 서울가정법원에 최태원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대한 반소(反訴)를 제기하며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42.3%를 요구했다. 최 회장은 9월 말 현재 SK 지분 18.44%(1298만주)를 갖고 있는 데, 7일 종가 기준 3조3300억원에 달한다. 노 관장은 이 가운데 1조4000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지분 7.80%를 요구한 것이다.

지금까지 재산 분할이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의 이혼 소송에서 쟁점이 된 적은 없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노 관장은 이혼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었었다. 앞서 지난 2015년 12월 최 회장은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내연 관계이고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30년 가까운 혼인 관계…재산 형성 기여도 쟁점

노 관장의 재산 분할 요구 소송으로 지금까지 이혼 승인 여부를 놓고 벌이던 두 사람의 갈등은 본격적인 법리 공방으로 바뀌게 됐다는 평가다. 현재 이혼은 당사자가 결혼 관계를 끝내자고 합의하거나 또는 상대방의 과실로 혼인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사람이 소(訴)를 제기하는 방식만 가능하다. 귀책(歸責·책임이 있음)사유가 있는 쪽이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이른바 ‘유책주의’에 따른 이혼 제도 때문이다. 그런데 노 관장 쪽이 이혼에 동의하고 대신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가정 생활이 어느 정도 최 회장의 재산 형성과 연관을 맺고 있는 지 다툼을 벌이게 됐다.

통상 이혼 소송에서 외도를 한 경우에도 위자료는 5000만원 정도에 그친다. 문제는 결혼 생활이 오래될수록 재산 형성에서 배우자의 기여도가 높다고 보는 판례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1988년 결혼했는데, 이혼 소송이 시작된 2017년을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시점으로 잡아도 29년이 된 셈이다.

남편이 일을 해 돈을 벌어오고, 아내가 전업주부인 관계라도 이혼할 경우 아내 쪽에게 절반에 가까운 재산을 떼어주도록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일반 이혼소송에서 결혼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상대방의 기여도를 30~40% 정도 인정해준다.

하지만 기업 경영의 경우 일반적인 가정의 경제 활동과 다르다는 게 변수다. 그리고 최 회장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경우 부부가 가정을 꾸려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과거 기업 대주주로 이혼 소송을 했던 사례의 경우 재산분할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한국전쟁 당시 결혼한 뒤 1970년대부터 별거했던 전 부인 박모씨가 지난 2006년 제기한 이혼 및 재산 분할 소송의 경우 합의금 53억으로 종결됐다. 그에 앞서 2004년 김택진 NC소프트 대표가 전 부인 정모씨와 이혼하면서 당시 300억원어치인 회사 지분 1.76%를 지급했었다.

◇최 회장 재산 핵심은 SK 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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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SK C&C와 SK㈜의 합병 당시 최태원 회장 등 대주주의 지분율 변동. 현재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은 대부분 SK C&C 지분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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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재산은 SK 지분이 대부분으로 나머지는 금액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노 관장에게 넘겨주고 SK 지분을 지키는 타협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재계와 법조계의 관측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그룹 지배 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로, SK이노베이션(33.4%), SK텔레콤(26.8%), SK E&S(90%), SKC(41%)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다.

문제는 최 회장의 SK 지분이 그가 1994~1995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096770))과 선경건설(현 SK건설)로부터 매입한 대한텔레콤 주식에서 기원한다는 것이다. 대한텔레콤은 SK가 지난 1991년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만든 일종의 태스크포스(임시 조직)이었다.

SK는 차세대 먹거리로 이동통신사업을 선택하고 새 사업을 할 그룹 내 젊은 엘리트들을 모아 선경텔레콤이란 회사를 만들었고, 선경텔레콤은 1992년 사명을 대한텔레콤으로 바꾸었다. 최 회장이 1990년대 초중반 경영 수업을 시작한 곳도 대한텔레콤이다. 박정호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 SK(034730)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096770)배터리사업 대표 등 대한텔레콤 출신들이 SK 내에서 핵심 직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대한텔레콤은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최 회장이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이 ‘특혜 논란’으로 이어지자 사업권을 포기했다. SK는 김영삼 대통령 시기인 1994년 KT가 갖고 있던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통신사업을 할 수 없게 된 대한텔레콤은 SK그룹의 IT서비스 업무를 담당한다.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 작업을 도맡아 하면서 매출이 1994년 28억원에서 1996년 790억원으로 불어났다. 1998년 대한텔레콤은 SK C&C로 사명을 바꾸었고, SK C&C는 2009년 상장한다. 최 회장이 당시까지 보유한 지분은 44.5%였다. 그리고 이 지분은 SK C&C와 SK가 합병하면서 현재의 SK 지분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이 지난 1997년 고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계열사 주식은 SKC(011790)지분 24.81%, SK 0.06%, SK상사(현 SK네트웍스) 5.27%(보통주 기준, 우선주는 8.21%)였다.

노 관장의 재산 분할 요구는 최 회장의 SK 지분이 결혼 이후 형성된 것이라는 논리에서 출발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이혼 전문 이인철 변호사는 "노 관장이 그 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결혼 기간이 길고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써왔기 때문에 법원이 30~40% 정도 재산 분할을 인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현곤 새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재벌가는 재산 분할 비율을 결정할 때 일반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특수한 경우"라며 "회사가 성장하고 재산이 증식된 데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재판부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별거… 전 대통령 연관 가정사 나올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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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9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연합뉴스



최 회장이 노 관장과의 이혼을 결심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12년 9월 별거에 들어가면서다. 당시 최 회장과 가까운 인사들에 따르면, 최 회장이 2011년 SK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노 관장이 남남처럼 행동했다는 게 핵심 동기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의 한 측근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로 최 회장이 예민해져 있을 무렵, 노 씨가 내조는 고사하고 이와 관련한 안 좋은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얘기를 최 회장이 듣게 됐다. 재판에 임하던 최 회장은 큰 충격을 받고 극도의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이혼 소장을 작성하는 등 이혼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었다. 당시 작성한 소장에서 최 회장은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것은 2011년 검찰이 SK그룹을 수사할 때"라고 적었다.

최 회장은 "노 관장의 경솔한 행동으로 2011년 4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노 관장은 이후에도 경솔한 행동을 반복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며 "구체적 내용은 노 관장의 명예와 자존심을 고려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노 관장의 행동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동생(최재원 SK수석부회장)도 구속돼 회사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며 "노 관장은 해명 과정에서 수 차례 거짓말을 했고,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부터 이런 상황(최 회장과 노 관장의 갈등)이 확고해졌고, 노 관장도 이를 알고 이혼과 거액의 위자료를 먼저 요구한 적도 빈번했다"고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SK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나올지도 관건이다. 노 전 대통령과 최종현 전 회장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결혼하기 이전부터 끈끈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신군부 보안사령관을 지낼 때 비서실장이었던 안병호 전 수방사령관은 2010년 3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유공 민영화 얘기가 나왔을 때 삼성이 유공을 가져가는 것으로 발표만 남기고 있었는데, 최종현씨 얘기를 들은 후 선경그룹에 주는 것으로 틀었다"라고 말했다. 최종현 전 회장은 당시 원유 공급선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시하며, 삼성이 제시한 멕시코보다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에 거주 중이던 지난 1993년 20만달러를 미국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현지 은행 11곳에 나눠 예치한 것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었다. 당시 SK는 최 회장이 받은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와 결혼 축의금이라고 해명했지만, 1995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스위스은행에 숨겨놨던 비자금을 인출해 전달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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