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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故김홍영 검사에 상습 폭언·폭행…직속 상급자 변호사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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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폭행·모욕 등 혐의로 고발…피소된 사건은 수사 개시

연합뉴스

고(故) 김홍영 검사 사법연수원 동기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상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홍영 검사의 직속 상급자였던 김대현(51·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작은 법률사무소를 꾸리고 지난 1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법상 요건을 갖춰 12월부터 정상적으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홍영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진상조사에 나섰고 김 전 부장검사가 김 검사 등에게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했다고 파악했다. 이에 법무부는 2016년 8월 29일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법무부 결정에 반발해 2016년 11월 해임취소 소송을 냈지만,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8월 말 '해임 후 3년'이라는 변호사 개업 조건을 채우자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에 자격 등록 및 입회 신청서를 냈다.

연합뉴스

고(故) 김홍영 검사 어머니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지난 2016년 7월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서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 주최로 열린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김홍영 검사 어머니 이기남씨가 발언하고 있다. saba@yna.co.kr



그러나 서울변회는 심사위원회와 상임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 '부적격' 판정을 내렸고, 9월 중순께 변협에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변협은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보류하고 지난달 27일에는 검찰에 폭행·모욕 혐의로 김 전 부장검사를 고발했다.

변협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검찰이 김 전 부장검사의 혐의에 대해 제대로 살펴주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김 전 부장검사가 재판에 넘겨지게 되면 변협은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활동에 대해 제재할 수 있다.

변협은 몇 차례 상임이사회 등 회의를 거쳤지만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개업을 막지는 못했다. 현행 변호사법상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현행 변호사법은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위법행위와 관련해 퇴직한 자로서 직무 수행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 변협이 기간을 정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변협은 변호사법 개정안 마련도 준비 중이다. 등록거부 규정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등을 특정해 심사위원회 회부 등 등록 요건을 더 엄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성상헌 부장검사)는 최근 변협이 김 전 부장검사를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해 조만간 김 전 부장검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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