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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인사담당자에 호통, 합격자 바꾼 기관장에 벌금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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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에게 호통을 쳐 자신이 점찍은 지원자를 합격시킨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제2형사부(황현찬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ㄱ씨(60)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항소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ㄱ씨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을 보면 해양수산부 산하 모 센터 이사장인 ㄱ씨는 2017년 6월 기간제 직원 1명을 뽑는 과정에서 면접에 참여하는 간부 직원에게 전화해 ㄴ씨를 채용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최종면접 결과 ㄴ씨가 차점자로 불합격 위기에 놓이자 인사담당자에게 “근무 지역과 다른 지역 사람을 뽑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제정신이냐”며 호통치고 화를 냈다.

인사담당자는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간부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이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ㄴ씨의 면접점수를 높이고 최고점자의 점수는 낮추는 방법으로 채점표를 수정했다. 결국 ㄴ씨가 합격됐다.

ㄱ씨는 재판과정에서 “직접 합격자를 변경하라고 지시하지 않아 업무방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합격자를 변경하라고 지시하거나 명시적으로 ㄴ씨를 지목해 선발돼야 한다고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ㄴ씨가 합격해야 한다는 취지로 부당하게 간섭하고 질타한 것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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