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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시의 플랫폼 -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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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 김윤식 장미꽃 한 송이를 물었다 몸매가 官能的이다 탱고를 추는 여자의 視線이 불빛보다 붉다 탕 하고 무슨 총소리 같은 게 들린 것도 같다 靜寂을 깨는 것과 마찬가지로 흔히 깨뜨리는 것 중의 하나 지금은 막 춤을 끝낸 하나의 이미지처럼 테이블 위에 있다 장미꽃 한 송이를 몸의 가장 깊숙한 곳에 물고 있다 ...............................................................................................

꽃병을 보고 정열적으로 탱고를 추는 여자를 떠올렸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모르겠다.

그것을 순서가 없이 다가올뿐더러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시인은 다만 이미지를 떠올린 순간, "탕 하고 무슨 총소리 같은 게 들"렸을 것이다.

이렇듯 어떤 이미지는 갑자기 총 맞은 것처럼 온다.

그래서 우리는 탱고를 열심히 추는 여자의 발바닥이나 나이, 그녀의 근원적인 고향까지도 궁금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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