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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란 "美 제재 맞서겠다" 42조 규모 '저항 예산안'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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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러시아로부터 50억$ 차관 들여올 계획"

뉴스1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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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란 정부가 2020회계연도(2020년 3월20일 시작) 예산안을 미국의 제재에 맞선다는 의미의 이른바 '저항 예산'으로 명명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내년 예산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제제에 맞서는 저항과 인내의 예산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우리가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지출기준 4840조리알 규모다. 이는 현재 비공식 시장 환율로는 미화 360억달러(약 42조822억원)에 이르는 액수로서 올해 이란 정부의 실제 예산 규모(282억달러)보다는 37% 많고 지출액(351억달러)과는 비슷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은 이란이 급격한 경기침체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인플레이션과 수입물가 상승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을 줄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석유로 벌어들인 돈은 단 1리알도 경상예산이나 정부 지출에 쓰지 않고, 제재로 타격을 입은 민간 시설 개발과 자본 자산 매입에만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러시아로부터 차관 50억달러를 들여와 정부 예산에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내년 예산안에선 원유 의존도를 상당히 줄였다"며 "미국과 시온주의(이스라엘)는 이란 정부가 제재로 불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우린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이란 경기는 3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침체한 상태다. 작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한 데 따른 여파다. IMF는 이란 경제가 올해도 9.5%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선 지난달 중순부터 정부의 연료 값 인상에서 촉발된 반(反)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전개됐다. 미 정부는 이란 당국의 시위진압 과정에서 1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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