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노래의 탄생]김종서 ‘겨울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겨울비처럼 슬픈 노래를 이 순간 부를까/ 우울한 하늘과 구름/ 1월의 이별 노래/ 별들과 저 달빛 속에도 사랑이 있을까/ 애타는 이내 마음과 멈춰진 이 시간들/ 사랑의 행복한 순간들 이제 다시 오지 않는가/ 내게 떠나간 멀리 떠나간 사랑의 여인아.”

김종서의 ‘겨울비’는 대표적인 겨울노래로 신대철이 쓴 서정적인 노랫말과 김종서의 애절한 창법이 어우러진 록발라드 곡이다. 솔로로 전향한 김종서의 2집(1993년)에 수록되어 히트했지만 1980년대에 이미 발표된 노래다.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헤비메탈을 구사하며 공연장을 누비던 록그룹의 시대와 만난다. 특히 록그룹의 보컬로 여기저기 드나들면서 내공을 쌓은 김종서의 파란만장한 이력이 펼쳐진다. 1983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신대철은 시나위를 결성하고 김종서를 보컬로 영입한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공연을 끝으로 노래가 안된다는 이유(?)로 퇴출시킨다. 그런 김종서를 스카우트한 건 부활의 김태원이었다. 한때 ‘강북은 부활, 강남은 시나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그룹이 라이벌이던 시절이었다.

이후 시나위는 김종서 대신 임재범을 영입,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 부활 역시 다시 시나위로 복귀한 김종서 대신 이승철을 투입, ‘희야’로 100만장 신화를 쓴다. 김종서는 대타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스타 대열에 오를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그러나 임재범이나 이승철 역시 그룹에서 탈퇴하여 솔로로 전향했다.

‘겨울비’는 김종서가 다시 합류하여 만든 시나위의 4집 수록곡이다. 기타 신대철, 베이스 서태지, 드럼 김민기까지 화려한 라인업이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결국 이 앨범을 끝으로 서태지도 1990년대를 준비하러 떠나고, 김종서도 솔로로 전향한다. 1990년대의 김종서는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로 불리면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원곡보다 좀 더 리드미컬하게 부른 ‘겨울비’는 그의 대표곡이 됐다. 로커 출신답게 범접할 수 없는 고음으로 잇달아 히트곡을 내면서 록그룹을 전전하며 와신상담한 시간들을 청산했다.

오광수 부국장·시인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