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록밴드 U2 첫 내한공연
“北주민에 사랑의 메시지 전한다”… 25곡 열창에 2만8000여 팬들 환호
여성연대 강조… 김정숙 여사 관람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밴드 결성 43년 만에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전설적 록밴드 U2. 무대 뒤에 가로 61m, 세로 14m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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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세계적인 밴드 U2가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의 유명 여성들과 이름 없는 해녀들의 사진을 대형 스크린에 투사하며 ‘여성 연대’를 강조했다.
8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연에서 U2는 공연 막바지 ‘Ultraviolet (Light My Way)’를 부르며 ‘전 세계의 여성이여, 연대하라’라는 주제로 각국의 여성 인사 수십 명의 사진을 초대형 스크린에 차례로 보여줬다. 한국 여성 중에선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최초의 민간 여성 비행사 박경원,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의 얼굴을 비췄다. 김 여사는 이날 1층 좌석에서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노래 말미에는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한국어 문장을 띄워 갈채를 받았다.
U2는 이날 약 2시간 10분 동안 ‘With or Without You’ ‘One’ 등 밴드의 43년 역사를 대표하는 25곡을 소화하며 2만8000여 관객의 제창과 환호를 끌어냈다.
U2는 음악과 코멘트, 영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밴드가 1987년 발표한 명반 ‘The Joshua Tree’의 전곡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앨범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시적으로 다뤘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가로 61m에 이르는 8k 스크린, 거대한 송곳처럼 날카롭고 웅장하게 뻗어 나오는 기타리스트 디 에지의 폭발적인 연주 등은 세계 최고의 콘서트 밴드라는 명성에 걸맞았다. 마지막 곡은 베를린 장벽과 냉전, 인류 화합에 대한 갈구를 다룬 ‘One’으로 장식했다. 보노는 “우리의 평화를 향한 여정이 이 땅에 정착하기를 바란다. 평화가 국경을 넘기를 희망한다. 국경 북쪽(북한)의 주민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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