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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역류성 식도염…연말 회식 때 과식·과음하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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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최혁순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완화돼 환자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 병원에 방문해 치료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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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시즌이다. 회식이나 친목 모임 등에 참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야식과 음주가 늘어난다. 의도치 않게 과식을 하게 될 때도 많다. 이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다 보면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 내용물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나타나는 현상.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목에서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대표 증상이다. 역류 정도와 범위에 따라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기침, 쉰 목소리 등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하다고 느끼는 사람, 침을 삼킬 때 통증을 느낀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통상 12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지난해 9월 58만명이었던 환자 수는 10월 68만명, 11월 71만명, 12월 76만명으로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2014년 362만명에서 2018년 444만명으로 늘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며 지방 섭취량이 증가한 점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위액이 자주 역류한다면 위와 식도 사이에 자리한 하부식도괄약근 조절 기능이 약해졌을 확률이 높다. 최혁순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평소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부위는 하부식도괄약근에 의해 차단돼 있다. 음식을 삼킬 때만 괄약근이 열리고 그 외 경우에는 닫혀 있다.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위와 식도 경계 부위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아 역류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복부 비만 역시 위험 요인이다. 복부 지방은 복부 압력을 높이고 위 내용물을 식도로 밀어낸다. 임신과 복수(배 속에 액체가 고이는 증상)도 원인으로 알려졌다.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하면 궤양이나 식도암,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인 식도 협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이물감이 계속 느껴질 때에는 병원을 방문해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기름진 음식을 적게 섭취하고 음주량을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완치된다.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톤펌프억제제를 주로 처방한다. 재발 가능성이 높아 대다수 환자는 약을 오랫동안 복용한다. 최혁순 교수는 “증상이 없어졌다고 약물 치료를 바로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 병원에 방문해 상담을 받은 뒤 치료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거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기름진 음식과 커피, 탄산음료, 초콜릿 등을 줄이고 과식을 피해야 한다. 식도를 자극하는 매운 음식이나 홍차를 비롯한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 역시 과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밤늦게 식사를 하거나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라는 제언도 뒤따른다. 식사 이후 등을 구부리는 자세는 가급적 취하지 않는 것이 낫다. 흡연량을 줄이거나 금연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복부 비만을 막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도 예방책이다. 그러나 식사 직후에 운동을 하면 오히려 발병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식사 후 1~2시간이 지난 뒤 몸을 움직여야 소화기관에 부담이 덜 된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6호 (2019.12.04~2019.1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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