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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쏘나타 위협하는 K5-더 날렵해진 호랑이 디자인…3세대 K5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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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뒤처졌던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모처럼 신바람 났다. 최근 공개된 기아자동차의 신형 3세대 K5의 디자인과 성능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면서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오랜 기간 군림해온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3세대 K5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역대급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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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역대급 사전계약

▷사흘 만에 1만대 돌파

기아차 K5가 판매 돌풍 행진 중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오는 12월 12일 선보이는 3세대 K5가 사흘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해 기아차 모델 중 역대 최단 기간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1월 21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에 들어간 3세대 K5의 계약 대수는 사흘 만에 1만28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6월에 나온 ‘올 뉴 카니발’이 보유하고 있던 16일 기록을 13일 단축시켰다.

K5의 사전계약 흥행은 전 세계적인 SUV 선호 현상으로 지난 5년간(2014~ 2018년)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기아차는 고무된 분위기다. 기아차에 따르면 국산 중형 SUV의 산업수요는 2014년 12만5190대에서 2018년 20만8587대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국산 중형 세단의 산업수요는 20만6753대에서 16만5905대로 20% 가까이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3세대 K5가 역대급으로 빠른 고객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한눈에 각인될 정도의 강렬한 디자인 영향이 컸다”며 “특히 패스트백 스타일 등 디자인 혁신을 통해 다른 중형 세단과 차별화했다”고 자랑했다. 이어 “섣불리 판단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사전계약 실적을 놓고 보면 연간 판매 목표 7만대는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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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디자인이다. 기아차는 차세대 디자인 정체성과 함께 혁신적인 하이테크 요소를 대거 적용해 3세대 K5만의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구현했다.

특히 전면부 디자인이 돋보인다. 기존 기아차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를 닮았다는 의미)’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었다.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보다 가로 너비가 확장돼 이전보다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기아차 디자인 정체성을 그릴에서 전면부 전체로 확장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 디자인 또한 한층 정교해졌다. 외관은 날카롭지만 촉감은 부드러운 ‘샤크 스킨(shark skin·상어 껍질)’을 모티브 삼아 역동적이면서 고급스럽게 뽑혔다. 주간주행등(DRL)은 ‘바이탈 사인(vital sign)’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으로 디자인됐다.

프런트 범퍼는 쾌속선(hydrofoil)이 파도를 일으키며 물 위를 빠르게 달려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유려하면서도 다이내믹한 느낌을 잘 살렸다. 에어 인테이크 그릴과 에어커튼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조형과 조화를 이루며 차량의 고급스럽고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K5는 2850㎜의 동급 최대 수준 휠베이스와 기존 대비 50㎜ 늘어난 전장(4905㎜), 25㎜ 커진 전폭(1860㎜) 등 확대된 제원으로 공간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측면 디자인도 K5의 강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3세대 K5는 측면 유리의 크롬 금속제 몰딩을 두껍게 하고 트렁크 리드까지 길게 연결해 이전 모델보다 한층 날렵한 느낌을 준다. 20㎜ 낮아진 전고(1445㎜)는 스포티 세단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전면부와의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고급스럽고 안정감 있는 모습을 갖췄다. 후면 콤비램프는 좌우가 날렵한 날개처럼 연결돼 안정적인 느낌과 함께 스포티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후면 콤비램프 그래픽은 전면부 DRL과 동일하게 심장 박동 형상이 적용돼 차량에 활력을 부여한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미래지향적이고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입체적 디자인의 디스플레이 조작계,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 새로운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적용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채택했다. 에어벤트에는 슬림한 조형에 공기 흐름을 형상화한 베젤 패턴을 적용했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에는 스포티한 성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D컷 스티어링휠이 장착됐다.

미래형 모빌리티 기술이 대거 적용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첨단 상호작용형 기술(인터랙티브 기술)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신형 K5에 적용된 공기 청정 시스템으로 실내 공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를 4단계(좋음·보통·나쁨·매우 나쁨)로 공조창에 보여준다.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일 경우 운전자의 별도 조작이 없어도 고성능 필터가 자동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기능도 기아차 최초로 적용됐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하차한 위치와 차량 내비게이션에 설정된 최종 목적지가 달라 도보로 이동해야 할 경우 스마트폰 지도로 차량 정차 지점과 최종 목적지 위치를 표시해준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테마형 클러스터는 드라이브 모드, 날씨, 시간 등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배경화면과 밝기를 자동으로 바꿔 운전의 즐거움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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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쏘나타도 긴장

▷K시리즈 판매량 기록 갈아치울 듯

K5의 파격적인 변신은 정의선 현대차 총괄수석부회장의 디자인 경영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브랜드가 프리미엄 반열에 올라서려면 기술 개발 못잖게 디자인 경영이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7월에 선보인 기아차 K7도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신차급 변화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덕분에 K7 프리미어는 지난 7월 사전계약 당시 이례적인 실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형 K5의 인기가 심상찮자 ‘형님’ 격인 현대차는 쏘나타 인기가 한풀 꺾이지 않을까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8세대 신형 모델로 선보인 쏘나타는 올 들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중형 세단의 대명사’라는 이름값과 신차 효과 등을 감안하면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쏘나타는 지난 5월 1만3376대가 팔렸지만, 이후 판매량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6월 판매 대수 9822대를 기록한 이후 7월 8071대, 8월 8393대가 팔렸고 9월 판매량은 7156대에 그쳤다. 10월에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센슈어스’가 나와 판매 대수 1만대를 돌파했지만 신형 K5 때문에 이제 판매 증가세를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쏘나타는 지난 2010년 기아차가 K5를 국내에 처음 선보일 때도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2006년 기아차의 디자인 총괄로 합류한 피터 슈라이어 당시 부사장이 디자인 작업을 주도해 탄생한 K5는 국내 승용 모델 가운데 가장 세련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는 찬사를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첫해였던 2010년 6만1963대였던 K5 판매량은 2011년 8만6642대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쏘나타 판매량은 15만1377대에서 10만3097대로 급감했다.

앞으로 관심은 K5 선전으로 K시리즈가 연간 역대 최대 판매량을 재차 갈아치우느냐다. 지난해 K시리즈는 K3(4만4514대), K5(4만8503대), K7(4만978대), K9(1만1843대) 등 총 14만5838대가 팔렸다. 전년보다 판매량이 27.4% 증가했다. K시리즈의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3년 14만4645대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2013년은 K시리즈 네 차종의 ‘풀라인업’을 완성하고 처음 판매를 시작했던 때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3세대 K5는 이전 모델 대비 디자인뿐 아니라 안전·편의사양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신차급 변화로 기아차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하면서 판매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6호 (2019.12.04~2019.1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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