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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수서역세권 개발 수혜지…일원동, 교통·학군·녹지 다 갖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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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역세권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서역과 인접해 있는 일원동이 주목받는다. 일원동은 강남구에 위치한 여러 동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이다.

강남구에는 반포동, 압구정동 등 전통적인 부촌은 물론 신사동, 논현동, 역삼동, 삼성동 등 업무·상업지구, 학군이 좋은 대치동과 도곡동, 떠오르는 신흥 부촌 개포동이 몰려 있다. 이들 지역과 비교해 일원동은 상대적으로 유명한 곳이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남구에 위치했다는 행정구역상 이점과 함께 여러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일원동 일대 아파트가 들썩인다. 여기에 수서역세권 개발이란 호재가 맞물리며 조용히 비상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서울시 일원동은 강남구에 위치했으면서도 녹지가 많아 인기를 모은다. 사진은 일원동 가람아파트. <사진 :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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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은 어떤 동네?

▷강남에서 드물게 풍부한 녹지

한때 개포동에는 ‘개도 포기한 동네’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어 있었다. 지금은 재건축으로 인해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개도 포르쉐를 타는 동네’로 거듭났다. 일원동 또한 개포동처럼 ‘아픈(?) 별명’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1원동’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일원동에 대해 아무도 그런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일원동의 가장 큰 장점은 강남구에서 드물게 녹지가 풍부한 지역이란 점. 일원동 마스코트 격인 ‘대모산’이 일원동 등 뒤를 든든히 받쳐준다. 이곳은 모두 그린벨트(GB)로 지정돼 있어 더 이상 개발이 불가능하다. 남쪽 대모산을 중심으로 북쪽 광수산, 서쪽 구룡산, 오른쪽으로는 탄천이 흐른다. 산과 공원, 하천에 둘러싸여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학군 또한 나쁘지 않다. 일원동 내에는 중동고, 중산고, 중동중, 일원초, 대모초, 대청초 등이 있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 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교육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기 때문에 아이 키우는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일원동의 또 다른 강점은 삼성서울병원이다. 큰 병원이 동네 한가운데 있고 공기가 맑아 은퇴자나 노령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부동산 투자자 사이에서 일원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수서역세권 개발 덕분이다.

10월부터 도로 확장 공사 등을 시작으로 수서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됐다. 수서역세권 개발은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일대 38만6664㎡의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를 업무·유통·주거시설을 갖춘 복합도시로 바꾸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670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운영 중인 SRT와 3호선, 분당선과 더불어 향후 GTX-A노선, 수서-광주선, 과천-위례선 개통 등이 예정돼 있어 수서역은 서울 동남권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할 전망이다.

수서역 철도 부지는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공사가 완성되면 수서역 인근에는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총 2530가구의 공동주택과 업무·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또 총 10만2208㎡ 규모 부지에 백화점, 오피스텔, 오피스 등도 공급된다. 수서역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전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주거·업무·상업시설 등을 갖춘 서울 동남권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일원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서역세권이 개발되면서 수서동 못지않게 일원동이 주목받는 분위기”라며 “수서동과 비교해 일원동은 ‘좋은 학군’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녹지’가 풍부하다. 또 강남 8학군과 접해 있어 꾸준히 관심을 받는 지역”이라고 말한다.

수서역세권 개발 외에도 일원동을 둘러싼 호재는 여럿 있다. 최근 강남구 대모산에 터널을 뚫어 일원동에서 경기 성남 금토동을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이 사업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성남시 금토동 구간에 총 9.5㎞ 도로를 놓는 프로젝트다. 인근 구룡터널이 매번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모산 터널은 일원동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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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대표 단지는?

▷새 아파트에 리모델링 들썩

일원동 아파트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삼성서울병원 북서쪽 개포동과 인접한 지역에는 새 아파트나 재건축 단지가 눈길을 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단지는 ‘래미안개포루체하임’(이하 루체하임)이다. ‘개포’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행정구역상 일원동에 위치했다. 일원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후 가격 변동이 심하다.

입주 당시만 하더라도 전용 84㎡ 기준 20억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됐다. 9·13 대책 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올봄에 가격이 약 2억원 하락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를 지나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7월 이후 약 4억원가량 올랐다. 최근 전용 84㎡가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59㎡ 18억원, 전용 84㎡ 22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분양가격(12억원)과 비교하면 1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중동중과 맞닿아 있고 대각선 방향으로 삼성서울병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일원동에는 루체하임 외에도 재건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입주를 앞두고 있는 단지가 여럿 있다. 약 2000가구 대단지로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해 지난해 3월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 2021년 7월 입주 예정으로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단지다. 양재천만 건너면 대치동이며 개포동과도 인접했다. 입주하면 일원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루체하임 옆에 짓고 있는 ‘디에이치포레센트’는 2021년 1월 입주 예정인 단지다. 일원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184가구 소규모 단지다.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대청역 초역세권 단지로 주변 재건축 단지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사업을 준비하는 단지는 개포우성7차가 있다. 지난 8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를 마무리하고 사업 진행 속도를 올리는 중이다. 1987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총 802가구, 15동 규모며 부지 면적은 4만8983.6㎡다. 다만 준공까지는 1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 북서쪽 재건축 단지들은 ‘개포동’과 인접해 단지 이름에 ‘개포’를 반영했다. 반면 삼성서울병원 남쪽에 위치한 일원본동에는 일원역을 중심으로 1990년 초중반에 지어진 중·저층 단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최근 들어 일원역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리모델링 얘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급상승하는 중이다.

대표 단지는 ‘수서목련타운’이다. 수서목련타운은 8개 동, 총 650가구로 전용면적 99.79㎡와 134.71㎡의 중대형이 중심을 이룬다. 목련타운은 일원역(3호선)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다. 3호선을 통해 강남과 도심으로의 진출입이 편리하다. 대부분 가구가 남향으로 배치돼 일조권을 갖췄다. 최근 전용 99㎡가 17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18억~19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요즘 매수 문의가 많은 단지는 일원동 ‘푸른마을’이다. 1994년 입주했으며 총 930가구로 목련타운과 마찬가지로 일원역 초역세권 단지다. 푸른마을 시세 상승은 가파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전용 84㎡가 10억원 전후로 거래됐지만 지난 9월 15억4500만원에 같은 면적 물건이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따라 등락은 있지만 2014년 7억원에 거래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원가람아파트’는 전용 75㎡가 지난 5월 13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0월 16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일원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중층 단지에 대한 리모델링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요즘 부쩍 매수 문의가 많아지고 매물이 줄었다”며 “일원동은 강남에서도 주목받지 않는 조용한 주거지역이었지만 요즘 부쩍 ‘살기 좋은 동네’로 부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6호 (2019.12.04~2019.1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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