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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경제칼럼] 2020년 안갯속 한국경제 민첩한 ‘애자일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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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지 가늠이 쉽지 않다. 세계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올해보다는 나아진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잠재적인 위기 요인은 여전해 낙관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외 여건 속에서 국내 경제는 투자와 수출 부진 등을 재정으로 버티며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부분 산업의 단기·중장기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20년 국내 주요 산업경기 전망은 2019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 산업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진에서 벗어난 산업도 미약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자동차·철강·석유화학 업종은 2020년에도 침체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건설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 등으로 공공·토목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 관련 규제 지속에 따른 민간·건축 부문 수주 감소로 침체 국면에 머물 것이다. 자동차는 미약한 세계 경기회복,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부진한 민간소비로 인해 내수 수요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 성장 둔화, 내수 부진 등으로 침체 국면 탈출이 힘들 전망이다.

반면 ICT·조선·기계 업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ICT산업은 기저효과와 더불어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5G 본격 도입, OLED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신규 수주 반등, 건조 단가 상승, 선박 수출 증가세 유지 등이 긍정적이다. 기계산업은 일부 전방산업(ICT)의 업황 회복, 설비투자 확대,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20년 산업계의 화두는 ‘리스크 관리’가 될 것이다. 산업과 기업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 노출되고 기술 혁신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유발되는 다양한 위기 요인 관리에 성공해야 고비를 넘길 수 있다.

특히 아시아 경제권 핵심 국가인 중국, 인도의 최근 경제 상황과 흐름을 볼 때 아시아 권역 전체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아시아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상당수 주력 제조업이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산업의 경우 그동안의 실적 악화가 누적돼 산업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요즘 기업 사이에서 ‘애자일 전략(agile strategy)’이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업무 과정 중 자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핵심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기업 단위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크게는 국가 차원에서도 불확실한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기회 요인을 포착하기 위해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필요하다. 업계와 정부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당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도 요구된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지만 기쁨은 잠시뿐이다. 기업과 산업 활력을 점차 잃어가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급락으로 장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경제 활력 회복에서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주력 산업 모색 등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적 토대 구축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혁신성장이 가시화되도록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제고 등을 통해 민간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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