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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진영대립 주도 한국 민주주의 위기…개혁세력 스스로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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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9주년 학술회의

김홍업 "불안한 한국 사회의 대안 찾을 계기 됐으면"

뉴스1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9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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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실현한 지도자다. 그러나 또다른 진보 정권이 들어선 현재 한국 민주주의는 위기 상태에 놓여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9일 오후 1시30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9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교수는 "민주주의는 한번 이뤄졌다고 해서 그대로 보존되는 게 아니라 언제든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0년대 아랍의 봄으로 민주화 물결을 경험한 중동국가 대부분이 10년 안에 군부독재 시기로 되돌아간 것을 예시로 들었다. 민주주의가 유지되기 위해선 민주주의로의 '이행'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대립 상황이 일어나는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았다"고 봤다. 그는 프랑스 계몽철학자 몽테뉴가 16세기 유럽 종교전쟁을 개탄하며 한 말인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진리가 다르다'를 인용하며 "한강을 사이에 둔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에 참석한 군중 사이의 진리는 결코 같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란 정치적으로 제도화된 틀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풀어나가는 체제"라며 "진영간 대립이 주도하는 오늘의 한국정치에서 진영 사이의 소통과 대화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진영 내 이견과 비판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에 대해 최 교수는 "개혁세력도 이젠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촛불시위 이후 진보정부의 성립과 그 운영방식은 진보적 정당보다도 시민사회의 지지와 동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정부와 시민운동의 결합은 사회 전체를 정치화해 다원주의를 퇴행시킨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젠 운동에 의한 민주화시대가 지나고 민주주의의 제도와 절차, 규범들을 통해 성숙하게 이끌어나가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는 것을 진보세력이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회의에 앞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도 참석해 인사말을 남겼다. 김 이사장은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나 개인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민족에도 영광스런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는 그 분 개인을 추모하고 과거 업적을 기릴 뿐 아니라 오늘날 대화가 단절된 남북관계, 불안한 한국사회 현실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축사를 보냈다. 문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이끌어내 한일관계를 안정시켰다"며 "우리는 김 전 대통령이 보여주신 혜안과 리더십을 거울삼아 국가적 난제들을 풀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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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9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 에서 김홍업 (왼쪽 첫번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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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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