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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유고 내전의 참화를 입은 발칸반도의 코소보와 알바니아가 현지시간으로 오늘(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보이콧하기로 했습니다.

코소보의 베기엣 파콜리 외교부 장관은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에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라고 지시했다고 AP 통신이 어제(9일) 보도했습니다.

파콜리 장관은 "밀로셰비치와 그의 인종청소 정책을 지지한 작가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보이콧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알바니아 정부도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와 연대하는 의미로 스웨덴 주재 대사를 시상식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트케는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이러한 행적이 논란이 됐습니다.

한트케는 전범으로 체포돼 구금 생활을 하던 중 2006년 사망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유고 대통령 출신인 밀로셰비치는 독립을 원하던 코소보 자치주의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청소를 벌여 수많은 희생자를 낸 인물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개입으로 내전이 종결되기 전까지 1998∼1999년 2년간 1만 명 이상이 숨지고 3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소보는 유엔의 신탁통치를 거쳐 2008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세르비아는 현재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한트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노벨문학상은 문학·미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수여되는 것으로 정치적인 상이 아니라며 수상자를 번복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혜영 기자(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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