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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국내 중소기업 개발 신소재 ‘일본 역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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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진영글로벌 연구원들이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CT'로 만든 'FFC(연성 필름형 케이블) 버스바'를 연구하고 있다. 진영글로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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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소재 업체 진영글로벌이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활용한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케이블 양산에 성공했다. 이 케이블은 기존 제품보다 30%가량 가볍고, 배터리 폭발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첨단 부품 강국인 일본에 수출하게 됐다.

진영글로벌은 LG화학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용 케이블인 ‘버스바’를 일본의 한 상용차 업체에 공급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업체는 전기트럭 5종에 진영글로벌의 버스바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소재 버스바가 일본에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스바는 전기차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내부 소형 배터리)을 서로 연결하는 케이블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는 대부분 일반적인 전선 형태의 구리 버스바를 사용해 생산됐다. 그러나 구리 자체의 무게 때문에 배터리 효율성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진영글로벌과 LG화학의 버스바는 기존 구리 버스바보다 훨씬 가볍다. 진영글로벌이 SK케미칼, SKC가 함께 개발한 ‘폴리사이클로 헥실렌 디메틸렌 테레프탈레이트(PCT)’라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구리 대신 사용한 덕분이다.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기계나 장비에 적합한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플라스틱을 말한다. PCT는 가벼우면서도 강하고 잘 휘어진다. 둥글게 말린 전선 형태가 아닌 납작한 필름 형태로도 전기가 잘 통한다.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를 제작할 때 필름 형태로 만들어 중량을 30% 이상 낮출 수 있고, 셀을 더 효율적으로 배열할 수 있다. 배터리 경량화는 전기차 효율과 직결된다. “연성이면서 평평한 필름형인 버스바는 전기차 효율 향상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진영글로벌 측은 소개했다.

PCT는 또 열이나 습기, 화학 부식 등에 대해 저항력이 강하다. 때문에 버스바 과열에 따른 전력 손실, 주변 회로 충격, 폭발 같은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진영글로벌의 설명이다. PCT가 적용된 버스바 생산 방식도 기존 구리 버스바와 달리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공정으로 변경했다. 진영글로벌에 따르면 PCT 가공은 일본에서도 어려워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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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글로벌과 LG화학이 공동 개발한 'FFC(연성 필름형 케이블) 버스바'. 진영글로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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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수출된 버스바는 직류형 제품이며, 현재 실제 차량 탑재를 위한 고강도 신뢰성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진영글로벌은 향후 교류형도 개발하고, 주요 금속 소재를 변경해 더 나은 작동 조건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김경도 진영글로벌 대표는 “이번 버스바 공동 개발을 통해 진영글로벌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부품과 신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연성 필름형 버스바로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과 1,0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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