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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문희상, 정약용 ‘사지론’ 거론하며…“하늘과 땅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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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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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이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다산 정약용의 사지론(四知論)을 언급하며 “역지사지하라”라고 말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16개 비쟁점 안건이 처리된 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일방적인 의사 진행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문 의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했다.

이 의원은 “국회법에 따르면 당일 의사 일정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 의원과 충분한 협의 후 합의를 거쳐서 본회의에 상정 법안을 작성하는 것이 오랜 관례”라며 “그럼에도 오늘 본회의와 관련해서 어떠한 안건들이, 어떤 순서로 올라오는지 개의가 예정됐던 오전 10시 직전까지도 전혀 알 수 없는 깜깜이 의사 진행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과 국회 관례를 무시한 의장의 일방적, 단독적 의사 일정 변경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문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민식이법 등은 전혀 필리버스터 대상조차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치 그 법안이 한국당을 통해 저지되는 것처럼 국민들한테 새빨간 거짓말로 세운 것은 누구인가”라고 했다.

예산안 심의에 대해서도 “근본도 없고 존재도 없는 ‘4+1’이라는 존재를 통해 무려 세금 513조가 넘는 예산안 통과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수정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의원에 이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의 모든 의사진행과 관련된 그간의 행태를 바라봤을 때 참으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12월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계속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11월 30일까지 예산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 대해 온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당의 의견을 존중해서 어제까지 기다렸다. 이미 (처리 시한이) 경과됐음에도 한국당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했다는 것을 국민도 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한치도 내년 예산을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시급한 민생에 대해서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민생 법안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고 예산도 흔들림 없이 반드시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에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의사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난 후 양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상대 당을 향한 야유와 고성이 오갔다.

이에 문 의장은 “조금씩 참으시고, 역지사지 하시라”라고 밝혔다.

이어 다산 정약용의 사지론을 언급하면서 “협상 당사자들은 진실을 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이 안다”며 “지금은 아닌 것 같아도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돼있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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