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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굴욕…작년 성추문 이어 올해 전범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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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서 시상식 앞두고 항의 시위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에 대한 노벨 문학상 시상을 앞두고 수백명이 스웨덴에서 시위를 예고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트케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올해 축하 행사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페터 한트케
[EPA=연합뉴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와 작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트케와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57)를 지난 10월 발표했다.

한림원은 지난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하자 당시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했고 올해 한꺼번에 2년 치 수상자를 선정했다.

한림원은 2017년 11월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에게서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다가 프로스텐손이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까지 드러나자 종신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으나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한 위원 6명의 집단 사직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수상자 한트케의 행적이 문제가 됐다.

한트케는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전범으로 체포돼 구금 생활을 하던 중 2006년 사망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조사(弔死)를 낭독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한트케의 수상 소식은 한림원이 처한 어려움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벨위원회의 한 멤버는 한트케를 수상자로 선정한 데 대해 사임했다.

한림원의 한 회원과 1990년대 말 유고 내전의 참화를 입은 코소보·알바니아 그리고 터키 대사 역시 이날 행사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스니아 내전 생존자들 "한트케 노벨상 취소하라"
(사라예보 AP=연합뉴스) 1990년대 유고 내전 당시 '인종청소'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인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의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내전 생존자 수십 여 명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에 대한 수상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이뿐만이 아니다. 스톡홀름 중심지 노르말름스토리와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홀 외부에선 각각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를 준비한 사람 중 1명인 토피카 사바노비크는 "그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 허용됐다"며 "문제는 그의 글쓰기로 상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바노비크는 "그는 전범을 옹호한다"고도 비판했다.

한트케는 스톡홀름 교외에서 고등학생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참가하는 전통행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의 토카르추크는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트케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나는 의견이 아닌 문학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전쟁에 대한 질문을 피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유고슬라비아에 관해 쓴 단 하나의 말도 비난받을 수는 없다"며 "그것은 문학"이라고 자신의 글쓰기를 옹호했다.

한림원의 노벨위원회를 이끄는 안데르스 올손은 "한트케는 정치적 작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위원회의 페테르 엥룬드는 "나는 올해 '노벨 위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트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것은 나에게는 완전한 위선"이라고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에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한트케는 2014년에는 노벨 문학상에 대해 "잘못된 시성식"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이 상의 폐지를 촉구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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