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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러ㆍ우크라 정상, 1만3000명 희생 '돈바스 내전' 휴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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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부터)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노르망디 4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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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ㆍ루간스크주) 지역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완전하고 포괄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무력 분쟁을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돈바스 자치권과 국경지역 통제권에 대해선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어정쩡한 봉합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재하는 ‘노르망디 4개국 회담’을 갖고 올해 말까지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의 추가적 교환에도 합의했다.

돈바스의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내전은 2014년부터 5년째 이어져 왔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권력이 들어서자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고 돈바스 내란에 개입했다. 이에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주요 8개국(G8) 체제에서 러시아를 축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서방 간 전장이 돼 버렸다. 돈바스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1만3,000명에 달한다. 러시아는 돈바스 분쟁 해결이 유럽연합(EU)의 제재 해제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번 회담에서 4개국 정상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합의한 역내 중화기 철수, 우크라이나의 국경 통제권 회복, 돈바스 자치 확대와 지방선거 실시 등을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했다. 민스크 협정 내용은 이듬해 독일 베를린 회담에서 외무장관들에 위임됐지만 각국의 이해관계로 진전이 없다가 이번에 다시 협상테이블이 복원된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분쟁 관련 구금자들의 석방과 교환에 합의했고, 2020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의 다른 3개 지역에서도 러시아의 군사력 철수를 약속했다. 휴전의 진척을 점검하기 위한 후속 협상은 4개월 뒤 독일ㆍ프랑스가 참여하는 4개국 회담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돈바스 분쟁의 완전한 종식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조차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국경 통제권에 대해 생각이 달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주민들의 친러 성향을 의식해 지방선거를 실시한 뒤 자치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국경 통제권 회복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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