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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총선 앞두고 SOC예산 9000억 증액…4+1협의체 참여한 의원들 실속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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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예산 512조 ◆

매일경제

10일 밤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안신당 대표로 참가했던 무소속 장병완 의원(광주 동남갑)은 바로 보도자료를 뿌렸다. 그는 에너지 융복합단지 종합지원센터 구축, 국제문화예술행사 개최 사업 등 7개 사업에 100억원가량을 끌어왔다. 총 1714억원짜리 광주~강진고속도로 건설 예산에도 200억원을 추가로 증액했다며 '쪽지예산'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자랑했다.

512조원 규모에 이르는 내년도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예산'이다. 침체된 경기 활성화에 최대한 집중했다는 게 여당과 정부 입장이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시급한 정치권이 복지 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기에 급급했다.

일단 내년 예산안을 외형만으로 따져볼 때 문재인정부의 포용 정책을 위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80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어선 게 눈에 띈다. 올해보다 12.1% 늘어난 규모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신설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강화특별회계가 2조725억원으로 책정되면서 가장 많이 증액됐다.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인상해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을 2470억원 증액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단속카메라 등 안전시설 확충에도 1100억원이 증액됐다.

내년 전체 SOC 예산은 2019년 19조8000억원 대비 16.6% 증가한 23조원으로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증액됐다. 당초 정부는 22조3000억원을 배정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9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SOC 예산이 집중되는 국토교통부는 내년 철도 관련 예산으로만 6조9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5조5000억원보다 25.9% 증가한 규모다.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 요청인 일명 '쪽지예산' 행태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여야 의원들은 200억원 규모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사업'의 예산을 30억원 더 늘렸다.

또 이번에 '4+1 협의체'에 참여한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주로 지역구로 둔 전북의 예산은 새만금 개발 등을 중심으로 정부 원안 대비 3300억여 원이 늘어났다. 정작 안전 관련 예산은 큰 폭으로 삭감됐다. 소방인력 부족과 장비의 노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방재정인 소방안전교부세는 정부안보다 1100억원이 삭감돼 문재인 대통령의 소방관 지원 약속을 무색게 했다.

재정수지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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