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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바이오] 年 11% 쑥쑥 크는 아토피 치료제시장…K바이오 새 먹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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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은 21세기 현대인의 난치병 중 하나다. 소아기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이 질병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데다 극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기에 현대인의 기피 1순위다. 심해지면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 등으로도 이어져 여간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사들이 이 철옹성 같은 아토피 정복을 위해 저마다 양팔을 걷어붙이는 이유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매해 규모를 빠르게 불리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2012년 39억달러 수준에 그쳤던 아토피 시장 규모는 2016년 45억7000달러에서 지난해 48억7000달러로 꾸준히 성장 중으로, 2020년이면 56억3000달러 상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스테로이드 제제, 칼시뉴린 저해제로 양분되는 작금의 시장 구도가 언제든 변모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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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테로이드 제제가 피부 면역이 약화될수록 장기 치료를 받기가 힘들고 가려움증을 일시적으로만 줄여준다면, 후자는 영유아 위주로 발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쓰임새가 제한적이다. 대안 치료제 수요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들 대안으로 쓰이는 신약은 뭘까.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보유 중인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실상 유일하다. 국내에서 판매되곤 있으나 건강보험 미적용 탓에 주사 1회당 가격이 100만원 안팎에 달한다. 연간 치료비만 2000만원 상당이다.

여기에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정도가 기존 류머티즘성 관절염 적응증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까지 영역 확장을 넘보고 있을 뿐이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전략적으로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 동인이 충분하다는 소리다.

국내 기업 중 큐리언트는 이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Q301 개발에 들어가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임상 2b상에 착수해 올 연말 전까지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Q301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애벗이 개발한 경구용 천식 치료제 자이플로를 큐리언트가 연고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다.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보다 가려움증 제거에 효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미 지난 3월 완료한 임상 2a상에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29.6%에 달하는 아토피피부염 완치율을 보이기도 한 바 있다.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도 연내로 임상 1상을 마무리한다. 이미 지난해 8월 글로벌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인 덴마크 레오파마에 총 4억2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부터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단회 투여 및 반복 투여를 통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가을께 한국인을 대상으로 JW1601 단회 투여 임상을 종료했다.

이 치료제는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핵심을 이룬다.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데다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어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크게 개선해주는 혁신 신약 후보물질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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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노이는 아토피 건선 등을 치료하는 경구용 염증성 질환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에 곧 돌입한다.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DYRK1A 억제제와 RIPK1 억제제가 내년 상반기 중 글로벌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로노이에 따르면 염증성 질환 치료제 중 항체 치료제는 TNF-a가 주류를 형성 중이다. 경구용 치료제로는 현재 JAK 치료제가 다수이지만 골수억제, 폐색전증, 대상포진 등 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보로노이가 타깃으로 하는 DYRK1A와 RIPK1 분야는 기존에 시판이 허가된 치료제가 없을뿐더러, JAK와 달리 앞선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는 'First-in-class' 신약물질로 여겨진다.

또한 휴온스는 와이디생명과학으로부터 기술 인정을 받은 천연물 기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YD-109'의 임상 3상을 실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9월 아토피피부염 개선 미국 특허를 받은 프로바이오틱스의 유래물질 'RHT-3201'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아이크노스 사이언스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추가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체결한 100억원 규모에서 63억원 규모의 추가 생산 계약물량을 반영한 것이다. 2020년 제품 개발 성공한다면 715억원(약 6644만달러)으로 계약 규모가 증가하게 된다.

한편 강스템바이오텍이 개발한 아토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AD는 10월께 임상 3상에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19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 통계 분석 결과 위약군 27.16%, 시험군 31.82%로 나타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강스템바이오텍은 면밀한 사후 분석을 통해 미흡했던 점을 보완한 다음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올해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3상 실패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퓨어스템AD에 대한 기대감이 업계 안팎으로 자연히 높아졌다"며 "(임상 3상 실패가) 아쉽긴 하지만 향후 임상이 추가로 예정돼 있고, 여타 기업들에서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아토피 환자 급증 추세를 볼 때 국내 기업이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시장 창출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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