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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내년 살림 걱정이네"…주택경기 '한파'에 중견건설사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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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살림은 그럭저럭 챙겼지만, 내년부터가 걱정이다. 민간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건설경기 ‘한파’가 닥치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 건설사의 먹을거리가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주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실적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 3분기(7~9월)에 대체로 호실적을 거뒀다. 주택경기가 호황이었던 2015년~2016년쯤 수주한 주택사업 덕분이다.

조선비즈

건설경기 불황에도 중견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주택 경기 악화로 호실적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DB



금호산업은 3분기 4261억원의 매출액과 1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17.7%, 13.1% 증가한 금액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전년보다 17.8% 증가한 8757억원의 매출액과 167.45% 증가한 2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신공영도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한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8% 늘었고, 한양은 290억원으로 252.4% 증가했다. 동부건설도 3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125.4% 증가했다.

3분기까진 호실적을 기록한 중견건설사이지만, 당장 올해 4분기부터 이런 실적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가 급감해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턴 민간 주택시장 수주가 급감하면서 ‘보릿고개’를 맞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축허가면적은 1~3분기 누적 1억32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감소했다. 주거용·비주거용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2013년(8839만㎡)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건축 허가 물량 감소는 앞으로 건설 공사 물량 감소로 연결된다. 내년 건설시장 일감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실제로 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 등 민간 수주가 전년보다 12.3% 감소한 91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영향으로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6% 감소한 14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14년(107조5000억원) 이후 최저치다.

내년 건설투자도 253조4900억원으로 올해보다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15년(239조8000억원) 이후 최저치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투자가 작년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5% 이상의 감소율을 이어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주거용 건축투자가 10% 내외의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건설투자가 고꾸라졌다.

일감이 줄어드는 건설사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확보해둔 공사가 있어 단기간에 실적이 곤두박질을 치진 않겠지만, 정부 부동산 규제와 택지 부족, 사회간접자본(SOC) 부진 등 앞으로 건설경기가 좋아질 요인이 딱히 없다. 실적이 한번 꺾이면 회복하기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말 재개발·재건축 수주가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서둘러 진행된 만큼 내년 주택 수주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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