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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내가 예산왕" "증액 쾌거"... 올해도 어김없이 예산 확보 자랑 나선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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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예산안 통과되자 저마다 보도자료 내 지역 예산 확보 홍보
'세금 도둑질' 반발한 한국당 소속 의원도 "마침내 결실"…논란 일자 "부적절" 사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을 빼고 군소정당과 만든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키자 한국당은 "세금 도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등 4+1 협의체 소속 의원들은 물론 일부 한국당 의원도 11일 지역구 예산을 확보했다며 홍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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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가운데 2020년 예산안을 가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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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통과된 예산안 수정안을 만든 민주당 등 4+1 협의체 소속 의원들은 이날 지역 예산 확보 자랑에 나섰다. 민주당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규·증액 183억원을 포함해 천안시 국비를 4541억원 확보했다"고 했다. 같은 당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은 "광주 국비 1128억 증액, 국비 2조5000억 시대를 열었다"며 "전남 4635억·전북 1500억·제주 177억 증액도 쾌거"라고 했다. 맹성규(인천 남동갑) 의원도 "인천 현안 예산 27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와 국립 여수해양기상과학관 건립 사업비 등 지역숙원사업 예산 35억원을 국회에서 증액시켰다"고 했다. 국회 부의장인 주 의원은 전날 밤 예산안 표결 처리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아 예산 부수법안 처리 사회를 봤다.

내년 총선에서 전남 목포 출마를 준비하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꼭 필요한 복지예산과 지역 예산을 증액시켰다"며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81억원, 남해안철도 4000억원, 섬 발전협력사업 28억원을 지켜냈다"고 했다. 목포의 현역 의원인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 예산심의에서 전남 목포 관련 국비예산으로 1047억원을 증액한 7924억원을 반영했다"며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건립 82억과 국도77호선(압해-화원, 화태-백야) 건설 400억,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 24억 등 최근 확정된 대형 국책사업 예산을 빠짐없이 반영했다"고 홍보했다. 전북 전주 출마를 준비하는 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술창업성장지원센터,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센터 등 전주와 전북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을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해 총사업비 6075억원에 달하는 신규사업 23개를 반영시켰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번 '4+1 협의체'에 직접 참여했다. 무소속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예산왕 실력, 올해도 빛났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당 장석춘(경북 구미을) 의원은 전날 밤 예산안 통과 직후 한국당이 "날치기 세금 도둑질"이라며 강력 규탄하는 가운데 '구미에 295억원 로봇인력 양성기관 유치된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이 자랑한 예산은 '로봇직업교육센터사업' 예산이다. 내년부터 5년간 295억원(국비 180억원, 지방비 115억원)이 투자된다. 장 의원은 "3년 동안 여러 정부부처와 기재부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추진했던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날치기라더니 예산안 통과하자마자 보도자료로 홍보하는 한국당 의원님"이라며 "보는 내가 민망하다"고 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회 안에서는 예산 날치기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밖에서는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며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최소한의 부끄러움마저 걷어차버린 형국"이라고 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당이 결사항쟁을 하고 있는 지금 시의적절하지 않았고 이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 전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며 "가짜 일자리를 마구 만들어내는 총선 겨냥용 예산, 제1야당이 배제된 채 정체불명의 '4+1 협의체'에서 절차적으로 잘못된 예산을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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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손팻말을 들고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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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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