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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알쓸여잡]손보업계의 울상…"괜히 찔끔 인상했어. 그것도 두 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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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여의도 잡담 ⑥

[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두 번에 나눠 올려도 안 될 거, 괜히 욕만 두 번 먹었네요.”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가 머쓱하게 말했다. 올해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당국과 소비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중이다.

자동차보험이 손보업계의 ‘애물단지’가 된 이유는 손해율 때문이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금 대비 지출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은 77~78%다.

지난달 ‘빅3’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나란히 100%를 넘겼다. 삼성화재는 100.8%, 현대해상 100.5%, DB손해보험 100.8%로, 100원을 받아 100.8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에 3분기 손보사의 순이익은 25%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손실액만 8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자동차보험료는 총 두 차례 올랐다. 올해 초 자동차 부품비를 비롯해 정비수가가 대폭 높아진 것을 반영했다. 또 육체노동자의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변경돼 이를 반영한 개정 표준약관이 적용되면서 보험료가 증가했다.

다만 보험료를 올리는 과정에서 보험사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보험사들이 답답해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올해 보험료를 두 번이나 올렸지만 손해율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손보업계는 올해 주장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두 자리 수’ 인상을 원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이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의무보험인만큼 사측이 원하는 대로 ‘충분히’ 올리긴 어려운 실정이다.

손보업계는 지난달 25일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당국의 눈치에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5% 수준의 인상 카드를 꺼냈다. 두 자리 수에는 못 미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손보사들의 최소 수치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은 손해율대로 치솟고,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두 번이나 올려 힘든데도 뭐라 말하기 애매하다”며 “한 번은 대법원의 육체노동자 정년 개정으로 ‘타의적’ 인상이었지만, 5%씩 찔끔 올리는 것보다 1년에 한 번 최대치로 올리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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