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농성을 벌였다. 한국당은 로텐더홀 바닥에 붉은색 글씨로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을 깔았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목숨을 건 투쟁'을 비롯해 극단적인 구호가 쏟아졌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현안 논의를 위해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소집했다. 그러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협의조차 안 하고 일방적으로 (회동을) 잡은 상태에서 통지하는데, 이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인정을 해주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하며 참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이들을 고발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홍 부총리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을 규정한 헌법 7조1항과 헌법 7조2항을 어겼다며 고발과 별도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심 원내대표는 "불법 세금 폭거 하수인으로 부역하고 있는 홍 부총리의 국회 입법권 침탈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4+1 협의체가 예산안처럼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한국당으로서는 막아낼 수 없기 때문에 강경 투쟁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일정을 늦추는 효과밖에 없고, 의원직 총사퇴는 항의 수단밖에 안 된다"며 "결국 '우리를 밟고 지나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정국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면서 한국당 지지율이 3개월 만에 20%대로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달 9~11일 전국 성인 1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1%포인트 하락한 29.3%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9월 첫째 주(29.2%) 이후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재만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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