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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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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향후 과제… OLED·로봇·전기차배터리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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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마련됐다. 이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구 회장은 짧은 기간 동안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는 구 회장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故 구본무 LG 회장 시대 중용됐던 인물은 대거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구광모 회장은 확실히 자신만의 친정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변화가 시작된 LG그룹 향후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외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LG전자는 건조기 문제를 놓고 소비자 측과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가 (건조기 구매) 소비자에게 각각 1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내놨다. 논란이 된 건조기는 총 145만대다. 모두 1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1450억원 비용이 든다. LG전자는 물론 소비자 역시 이 조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건조기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TV 논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 등 경쟁사와 다툼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각종 송사에 휩싸이다 보면 기존 잘하던 사업조차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주력 계열사 3인방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의 실적 회복은 내년 최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눈에 띄는 것은 LG디스플레이다. 3분기 4367억원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는 올 들어 누적 적자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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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학·디스플레이 실적 회복 절실

LG화학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3분기까지 LG화학 누적 영업이익은 923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LG전자는 3분기 8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자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이 포함된 수치다. LG이노텍은 트리플 카메라 등을 애플에 공급하며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1865억원)을 기록했다. 이 성과가 고스란히 LG전자 손익계산서에 잡혀 LG전자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LG이노텍 효과를 뺀 LG전자 영업이익은 6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7억원)보다 저조하다. 그룹 캐시카우였던 핵심 3인방 부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계열사로 살펴보면 LG전자는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성과가 더디다. 올해 3분기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전장 사업 흑자전환은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다.

LG화학 전기차(EV) 배터리 사업은 아직 실속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 전지 부문이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서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존속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몰렸다.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려면 인재 확보가 필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변화 물결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범국가 차원에서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AI나 자동차 전장, 5G 등은 능력 있는 개발자를 필요로 한다. 능력 있는 개발자 수혈은 신사업 성공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변화가 시작된 LG그룹에 2020년은 다른 어떤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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