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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창덕궁 후원에 영빈관을? 건축가가 본 세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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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꿈을 그리는 건축가ㅣ김원 지음ㅣ태학사·도서출판 광장ㅣ348쪽ㅣ2만5000원

"모기는 왜 나만 물까." 궁금증은 전방위적 모기 탐구로 이어진다. 모기를 뜻하는 영단어 'mosquito'의 어원부터 모기 덕에 스페인 지배에서 독립한 아이티공화국의 역사까지. 저자는 1996년 한국문인협회가 선정한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였고 현재는 '건축발이 글발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라는 건축가 모임의 좌장이다. 건축은 곧 인간의 삶이라고 말해온 건축가답게 세상만사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나간다.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2003) 이후 16년 만에 희수(喜壽)를 맞이하며 낸 산문집이다.

겨울이면 마루에 대구를 걸어 말리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다가, 공자의 고향인 중국 취푸(曲阜)로 여행을 떠나 한·중·일의 유교 사상을 돌아본다. 41편의 글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저 신변잡기는 아니다. 가령 제5공화국 시절 창덕궁 비원에 영빈관을 짓겠다고 대통령 재가까지 받아온 계획을 백지화시킨 일화는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현대사의 일면이다. "개인의 미시사(微視史)가 그 시대를 정의하는 거시사(巨視史)의 알갱이가 된다."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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