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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호르무즈 단계적 파병안… 軍, 연내 내놓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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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방위비협상 직후 가능성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호르무즈해협 파병이 현실화하면서 13일 군 안팎에서는 정부가 올해 안에 파병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다만 방위비분담금협상(SMA)과 미·북 회담 등 각종 이슈가 맞물리면서 파병 결단 시기는 막판까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NSC에서 이미 호르무즈 파병을 언급한 만큼 군 내부적으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미 각군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았고, 이에 따른 단계적 파병 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각 군에서 특전대원 파견 등 여러 안을 올렸지만, 국방부와 합참은 현실적인 전투 인력과 함정 보강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 국회 파병 동의안에는 함정과 파병 인력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을 넘어가면 국회 파병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다"며 "또 대북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으로의 추가 전력 투입은 현실적으로도 어렵다"고 했다.

올해 국회에서 통과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파견 규모는 구축함 1척과 인원 320명 이내로 한정돼 있다. 다만, 파견 지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로 돼 있어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를 호르무즈해협으로 넓힐 근거는 있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에서는 우리와 함께 미국으로부터 파병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이 20일을 전후로 파병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어떤 형태로든 미국을 향한 '성의 표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르면 서울에서 17~18일 열릴 SMA 5차 회의 직후에 단계적 파병의 일부 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본격 파병에 앞서 연락장교를 파견한다는 것이다. 이미 청해부대 파병 명목으로 바레인 연합해군사령부에 가 있는 4명의 참모 장교 중 일부가 이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이런 조치들을 파병 요구 생색용 '말장난'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현재 청해부대에서 활동 중인 강감찬함을 교대할 왕건함이 올해 말 출항하는데,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두 함정 교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호르무즈해협 파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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