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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머릿속 시한폭탄 뇌혈관 질환, 두개골 열지 않고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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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뇌혈관 중재 치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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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뇌혈관 중재 치료팀 임용철 교수(오른쪽)가 좁아진 뇌혈관을 넓혀주는 치료를 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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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뇌로 산소·영양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한다.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뇌 기능이 정지하면서 운동 기능을 상실하고 감각이 떨어지면서 언어장애, 반신마비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빠른 응급치료와 체계적인 예방관리는 뇌혈관 질환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 아주대병원은 두개골을 열지 않는 다양한 뇌혈관 중재 치료를 선도한다. 뇌혈관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로 추가적인 뇌 손상을 막는 데 집중한다. 24시간 응급치료, 뇌혈관 중재 치료, 유기적 협업으로 치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뇌혈관 질환은 암·심장 질환과 함께 한국인 3대 사망 원인이다. 지난해에만 2만3000여 명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사망했다.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엔 뇌혈관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체온이 떨어지면서 뇌와 연결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뇌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뇌는 산소 공급량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한다.



24시간 응급처치, 후유증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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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은 시간을 다투는 질환이다.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치료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1분당 190만 개의 뇌세포가 죽는다.

뇌혈관 질환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빠른 처치가 핵심이다. 의료진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 아주대병원은 신경외과·신경과·영상의학과 등으로 이뤄진 전문 진료팀이 365일 24시간 당직을 서면서 응급 상황에 대비한다. 바로 ‘뇌혈관 질환 FAST 시스템’ 덕분이다.

신속한 치료를 위한 기반이다. 초기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에서 뇌혈관 질환으로 의심되면 초응급 환자로 분류, 뇌혈관을 살펴보는 영상의학적 진단·검사 우선권을 부여한다. 동시에 분야별 전문 의료진이 소집되고 응급치료를 시행한다. 신경외과 임용철 교수는 “짧은 시간 안에 출혈성인지 허혈성인지 뇌혈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빠른 응급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일 응급치료가 늦으면 후유증이 남아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뇌혈관이 막혔을 땐 혈전을 녹이는 혈전 용해술을 최소 4시간30분 이내,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제거술은 늦어도 6시간 이내 이뤄져야 한다.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뇌혈관 중재 시술도 강점이다. 아주대병원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넓적다리 혈관인 대퇴동맥을 통해 뇌혈관 질환을 치료한다. 혈관 속에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넣어 스텐트로 혈전을 끄집어내고 좁아진 뇌혈관을 넓히거나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에 코일을 채워 넣어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막는 식이다. 이를 통해 뇌혈관 질환이 진행하는 것을 막는다. 일종의 예방적 치료다. 뇌를 직접 건드리는 개두술과 달리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출혈·통증이 없다. 그다음 날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고령이거나 뇌 신경학적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부위도 뇌혈관 중재 시술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아주대병원 임용철 교수 연구팀은 2015~2018년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65세 이상 노인 53명에게 뇌혈관 중재 시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신체 회복이 빨라 중환자실에 머무는 기간이 평균 16일 줄었다. 뇌혈관 중재 시술이 기존 수술적 방식보다 치료 효용성·안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중증 뇌동맥류도 스텐트로 치료



아주대병원은 비침습적·비파괴적인 뇌혈관 중재 시술의 확대 적용에도 적극적이다. 재발·출혈 위험이 높은 중증 뇌동맥류도 뇌혈관 중재 시술로 치료한다. 스텐트를 단순히 혈관을 넓히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 뇌혈관 기형이 시작되는 부분에 스텐트를 우산처럼 펼치거나 여러 개의 스텐트를 사용해 뇌혈관 중재 시술 성공률을 높인다.

체계적인 진단·치료 시스템도 돋보인다. 뇌혈관 질환은 발생 원인·부위·모양·크기·중증도·시급성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가 다르다. 아주대병원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재발 가능성, 건강 상태, 생활 습관을 종합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뇌혈관의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뇌동맥류가 대표적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내벽의 탄력성이 떨어져 혈관을 지나는 혈류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다. 뇌출혈 전 단계다. 치료는 혈관 파열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뇌혈관이 파열하면 치명적이지만 부풀어 오른 상태로 터지지 않으면 평생 지낼 수 있다. 임용철 교수는 “신경과·영상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과 함께 약물, 뇌혈관 중재 시술, 개두술, 감마나이프 등 뇌혈관 질환에 적용 가능한 모든 치료의 장단점을 평가하면서 어떻게 치료할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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