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을 찾아 "문재인 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님을 모시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 발탁 배경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이라며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천억 불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이어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무엇보다 정세균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투표 등을 거쳐 총리에 취임하면 헌정 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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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인 이낙연 총리에 이어 또다시 호남 출신 총리가 된다.
정 후보자는 쌍용그룹 임원 출신으로 15대 총선부터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내리 4선을 한 뒤 19대 총선 때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됐고 20대에 수성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쌍용그룹 임원과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거친 정 후보자가 '경제 총리' 컨셉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원만한 성품으로 여야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고 '현직 의원 프리미엄'이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도 중용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후임 총리가 발표됨에 따라 퇴임 후 민주당으로 복귀할 예정인 이 총리는 총선 출마 공직자 사퇴 시한인 내년 1월 16일 이전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총리는 총리 지명 후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 투표 등을 거쳐 취임까지 21일이 걸렸다.
하지만 입법부 수장을 지내고 행정부 2인자인 총리가 된 전례가 없어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도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국회 상황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사 발표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16일 전에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낙관하고 있다"고 답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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