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 해설…회원국 내부 '탈퇴론 불씨 살렸다' 진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UPI=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 보수당의 총선 압승 때문에 유럽연합(EU)이 포퓰리즘 약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보수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EU 회원국들에서 당장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뒤를 따르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영국이 유럽 통합에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며 이런 상황을 소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를 지지해온 강경파로서 탈퇴법안이 영국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져 필요한 의석을 쟁취하는 승리를 낚았다.
그 때문에 영국은 내년 1월 31일 EU를 탈퇴할 것이 현재로서 유력하다.
EU는 존슨 총리처럼 EU로부터 국경통제권, 사법권을 탈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정파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폴란드와 헝가리의 권위주의 우파 정권은 법치훼손이나 난민거부 등을 둘러싸고 EU 지도부와 오래 갈등을 빚어왔다.
텔레그래프는 "이들 두 정권은 EU를 때려 국내 지지층을 다지거나 EU의 개혁과 EU에 부여한 권한의 회수를 요구할 의향이 차고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이탈리아의 동맹,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도 EU에 비판적인 포퓰리즘 정파다.
마린 르펜 RN 당수는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의 혼란을 지켜본 뒤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EU 탈퇴) 요구안을 접었다.
다른 정당들도 브렉시트가 초래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목격한 뒤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 때문에 브렉시트 결정 후 EU가 우려하던 '탈퇴 도미노'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르펜 당수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022년 대선에서 다툴 때 존슨 총리의 승부수를 일부 차용할 것이며 독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의 승리 덕분에 (브렉시트가) 루비콘강을 건넜고 (가입하면 탈퇴하지 못한다는) 금기가 깨졌다"며 "고통스러운 협상의 기억은 사라질 것이며 EU의 내홍과 난제는 계속 남아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EU는 회원국 간 합의가 브렉시트밖에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견이 있는 사안이 많았다.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의 알력 속에 난민 정책을 두고는 EU가 동서로, 남북으로 갈라지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20년, 30년 뒤에 EU의 비회원국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대안이 된다면 더 많은 EU 회원국들이 탈퇴 국민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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