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고교 블라인드 확대에..특목-자사고 '희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년부터 고교 유형 가린다지만

이수과목 보면 특목고 식별 가능

자사고는 교육과정 큰 차이없어

내신 낮을땐 일반고에 밀릴 수도

대입 정시확대 앞두고 피해 우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대입 전 과정으로 확대되는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가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간 희비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에 전송하는 자료에서 출신 고교의 이름은 물론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으로 나뉜 ‘고교 유형’ 등 고교 관련 정보를 모두 차단해 출신학교의 실체적 후광효과를 없앤다는 방침인데, 이럴 경우 이수 과목이 상이한 특목고는 여전히 구분이 가능한 반면 자사고와 일반고 간 구분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각종 조치에도 특목고의 후광효과는 여전하고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는 2025년이나 대학의 정시 모집 비중이 늘어나는 20023학년도에 앞서 당장 내년부터 구체적인 입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교육부는 내년 고3이 치르는 2021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고교 블라인드 평가를 서류 전형에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고교 이름은 물론 고교 유형 등 각종 학교 정보를 모두 가리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에 전송하는 자료에 고교 이름은 물론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으로 나뉜 고교 유형 정보까지 모두 가릴 것”이라며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개편 등에 순차적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출신 고교별 유불리를 없애겠다는 제도 도입 취지를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대학 제공 정보에서 고교 유형 정보까지 없어지면 결국 출신 고교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사라져 각 대학은 수험생의 개인정보와 교과 성적, 비교과 내역 등 만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고교 블라인드 제도에서 고교 유형까지 확인할 수 없게 되는데다 앞서 교육부가 밝힌 대로 각 대학에 제공해온 고교별 기초정보인 ‘고교 프로파일’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학생부 면접 전형에서는 고교 이름은 가리지만 고교 유형 정보는 제공되고 있다.

서울경제


이렇게 되면 수험생의 출신 학교를 사실상 파악할 수 없게 돼 동일한 대학에서 일반고로 갈수록 우수등급, 과학고로 갈수록 낮은 등급의 학생이 지원해 온 기존 관행이 뒤틀릴 수 있게 된다. 앞서 교육부는 13개 대학의 학종 실태 조사를 통해 고교에 따라 합격선을 달리하는 고교 등급제 적용 여부를 가리려 했지만 지원 단계부터 고교 유형별 내신 등급 차이가 확연해 이에 못 미쳤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고교 유형까지 가려지더라도 파장은 자사고로 국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고는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 등 보통교과, 특목고는 전문교과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만큼 이수 과목 여부만 살펴봐도 특목고 출신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사고의 교육과정 자체는 일반고와 크게 다르지 않아 자사고 학생 중 내신성적이 낮을 경우 내년 입시부터 일반고 우수 등급에 밀릴 가능성에 놓이게 됐다.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활동 등에서 일반고에 비해 자사고의 학교생활기록부 관리가 우수한 편이지만 고교 유형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서류 및 면접 결과 등에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민사 수학올림피아드’, ‘상산 과학경진대회’ 등과 같은 교내 수상 대회를 통한 ‘꼼수’가 아니고서는 앞으로 자사고생 식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일반고 전환예고 이후 자사고 등에 대한 등급 특혜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등 기존 재학생들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던 약속도 공염불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