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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미술의 세계

역대 대통령들, 해외에서 어떤 미술품 선물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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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들이 재임 기간 중 해외에서 선물 받은 미술품 40점이 일반에 공개된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에게 최고의 미술명품을 선물한 33개국의 작품 세계 및 특징, 수준은 물론 한국 대통령들의 집권 의미 및 시대적 과제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24일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년 6월30일까지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기획전 ‘대통령의 미술품-세계의 회화와 공예’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자연풍경과 일상풍속, 도시건축, 공예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품 40점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요하네스 라우 전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포장된 국회의사당’이다. 독일 제국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은 1990년 통독 이후 동서독이 자리를 함께 한 첫 번째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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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된 국회의사당


‘포장된 국회의사당’은 독일의 부부작가 크리스토-잔 클로드가 1995년 작업한 대지미술(미술관이 아닌 야외에서 작업하는 미술양식) 작품이다. 김 전 대통령은 라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작가가 포장한 의사당을 직접 스케치한 판화와 포장에 쓰였던 천을 함께 담은, 일종의 콜라주 작품을 선물 받았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정상들은 주로 자연풍경과 일상풍속을 담은 작품을 선물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버나드 카지무의 유채화 ‘어머니의 사랑’을 선물했다. 어머니의 사랑을 매개로 국가 재건과 평화를 향한 희망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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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받은 작품으로는 1969년 호앙 쑤언 람 베트남 제1군단장으로부터 받은 쯔엉 반 탄의 칠화 ‘팔어도’, 1975년 장첸 대만 총통부 고문으로부터 란잉팅의 수채화 ‘청풍죽영’(1973년작) 등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타히르 하자르 알제리대 총장으로부터 작가 미상의 동판화 ‘1830년의 알제리’를 선물 받았는데 “양국의 식민지 경험을 토대로 한 양국 상호 협력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기록관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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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의 알제리


대통령기록관은 24일부터 상설전시관에서 세계의 범선과 도검, 장신구 등 그간 기록관이 소장해온 대통령 선물과 기념품 등 280여점도 공개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직접 사용했던 가구와 소품 등도 전시된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역대 대통령이 선물받은 미술품 전시를 통해 선물로 주고받은 예술품에 담긴 외교활동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대통령기록의 공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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