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 성탄 마켓 먹거리·볼거리 관람기
한 해 200만명 찾는 獨최대 규모 성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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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휘테 앞의 한 독일인 <서양덕 통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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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뉴스1) 서양덕 통신원 =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 중앙광장. 눈과 비가 뒤섞여 내려 사람들의 옷이 다 젖고 땅이 질퍽해져도 크리스마스 마켓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해가 완전히 지기 시작한 오후 5시부터 중앙광장에 줄지은 휘테(오두막 상점)는 상점 주인들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장식품, 수공예품, 먹을거리들로 빼곡하게 찼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성탄절을 기념해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을 팔고 세계 각국의 성탄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한 일종의 축제다.
뉘른베르크에서는 달짝지근한 칵테일인 글뤼바인과 주인장이 직접 구운 렙쿠헨(독일 크리스마스 케이크), 뉘른베르크의 대표 먹거리인 뉘른베르거 부어스트 소시지 굽는 냄새로 크리스마스 마켓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은 보통 따뜻한 글뤼바인 잔을 들고 시작한다. 글뤼바인은 오렌지 껍질, 계피 스틱, 생강과 와인을 끓여 만든 겨울철 음료인데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각 지역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기념하기 위해 마켓의 유리컵 디자인이 매년 바뀌며 크리스마스 컵을 모으는 재미로 글뤼바인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중앙 광장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글뤼바인과 뉘른베르거 소시지를 먹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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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금빛 천사 ©CTZ Nurnbe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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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에서 제일 크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축제에요. 맛있는 소시지를 먹고 늦게까지 이 분위기를 충분히 즐기세요." 뉘른베르거 소시지집 주인이 웃으며 마켓을 즐기는 방법을 말해준다.
휘테에 진열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은 크리스마스 마켓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에만 200만 명이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 만큼 이날도 상점 대부분은 손님으로 북새통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면 집 전체를 성탄 용품들로 가득 꾸미는 독일인들답게 수공예 인형, 크리스마스 조명 등을 사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몇 가지 명물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수공예품으로 ‘금빛천사'(Rauschgoldengel)가 있다. 금빛천사는 16세기 뉘른베르크 인형 제작자가 놋쇠 호일로 만든 인형으로, 자신의 딸이 아파 누워있는 동안 천사의 날개 소리를 들었다는 말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이후 금빛천사는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의 상징이자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공예품이 됐다.
마켓이 열리는 중앙광장 전봇대 곳곳에 금빛천사 인형을 실로 매달아 놓으니 일대가 놀이공원으로 변한 것 같은 분위기도 났다. 공중에 매달아 놓은 인형 밑에서 꼬마 아이들이 모여서 신기해하며 금빛천사를 구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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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뤼바인 유리컵 <서양덕 통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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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인간'이라고 불리는 인형은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의 또다른 마스코트이다. 18세기 가난한 뉘른베르크 철사 제작공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직접 자녀에게 만들어 선물한 자두인간은 머리는 호두, 몸통은 무화과, 팔과 다리는 말린 자두로 돼있었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와 이 지역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수작업으로 만든 자두인간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른 지역 마켓들보다도 특히 어린이와 함께 하기 좋은 축제다. 다른 지역의 마켓은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마켓'(Weinachtmarkt)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반해 뉘른베르크는 ‘아기 예수 시장’이라는 뜻의 ‘크리스트킨들스마르크트'(Christkindlesmarkt)로 부른다. 매년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사도 크리스트킨트(아기천사)로 뽑힌 아이가 하는 전통이 있다.
이날은 하루 종일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늦은 밤까지도 눈과 비가 번갈아가며 내렸다. 하지만 궂은 날씨를 피해 집으로 돌아가기는커녕 사람들은 파카 모자만 뒤집어쓰고 최대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성탄절에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고 팔수 있는 작은 시장에서 시작한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은 500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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