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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진중권 “유시민·김어준, ‘조국 비극’ 가볍게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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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일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영 작가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발끈했다”라며 “친문세력은 조국 수호를 위해 대중에게 정서적 프레임을 뒤집어 씌웠다.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이 본 적도 없을 정경심 교수를 향해 ‘사랑해요’라고 외치던 장면을 생각해 봐라. 이분들, 이거 참 잘한다. 공 작가는 그 프레임에 과도하게 빠져 어느새 자신과 조국 가족을 동일시하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눈에는 조국이 ‘사소한 실수’(하마르티아)의 대가로 부당하게 몰락한 외디푸스처럼 보일 거다. 그래서 조국 가문의 몰락을 보며 ‘공포’(포보스)와 ‘연민’(엘레오스)의 감정을 느꼈을 거다. 그런데 유 이사장이 킬킬거리며 그 비극적 감정의 무드를 깨뜨렸으니, 격분할 수밖에”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사실 이미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언젠가 김어준이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정경심을 버리자’고 했을 때에도, 공 작가는 강하게 분노의 감정을 표출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프로그래밍 하는 이들과 프로그래밍 당하는 이들 사이의 감정의 편차다. 정작 프로그래밍 하는 이들은 조국 가문에 아무런 정서적 유대를 갖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감정이 없다. 조국은 그저 동업자에 불과하니까. 그저 그들의 이해관계를 지키려면 대중이 조국 일가를 수호해 줘야 한다. 그런데 그 수호가 ‘논리’로는 안 되니 대중과 조국 일가를 ‘정서’로 묶어 놓은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 작가는 순수하다. 요즘 대중은 약아서 그거 다 안다. 알면서 모르는 척 속아주는 거다. 서초동에서 ‘사랑해요’를 외치거나 구치소로 위문편지 보내는 이들의 대부분은 실은 조국 일가에 아무 감정 없다. 물론 공 작가처럼 순수한 이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이들은 극소수일 것.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조국에 대한 공 작가의 사랑이 유 이사장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순간, 조국을 사랑한다고 외치던 그 사람들이 조국을 사랑하는 공 작가를 청양고추로 ‘양념’할 거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미 그들에게 조국은 안중에 없다. 그들은 조국이라는 개인을 지킨 게 아니라 친문세력의 ‘대선 카드’를 지킨 것뿐이니가. 이미 그는 대선 카드로서 효용성을 잃었다. 그나마 남은 유용성은, 이른바 개혁과제 중의 하나인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는 데에 아직 그가 필요하다는 거다. 그를 검찰권력의 희생양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공수처법 통과의 명분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내일로 끝이다. 보아 하니 공수처법, 내일 통과될 것 같다. 그러면 조국은 완전히 효용성을 잃게 될 것. 그럼 손절, 그 뜨겁던 서초동의 사랑은 희미한 그림자로 남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건 조국 가족에 대한 재판과 판결의 절차뿐인데, 이는 총선을 앞둔 여권에 결코 유리한 소재가 아니다. 그 전까지 판결이 내려질 것 같지는 않으니, 총선까지는 조국 가족은 검찰수사의 희생양이라는 스탠스는 계속 유지할 거다. 다만, 판결이 내려지면 그때는 본격적으로 선을 그을 것. 정치인들, 그때는 아마 조국과 얽히는 것을 꺼릴 거다. 김어준과 유 이사장이 공 작가와 달리 한 가족의 비극을 저렇게 가볍게 입에 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하는’ 이들과 ‘당하는’ 이들 사이에는 당연히 사안을 바라보는 정서적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지난 26일 진 전 교수는 유 작가의 유튜브 ‘알릴레오’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음모론을 생산하다고 비판했고,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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