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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미술의 세계

불황·세금폭탄…날개 꺾인 미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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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과 세금폭탄으로 날개가 꺾인 미술시장 위기가 수치로 입증됐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5000억원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다시 4000억원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2018년 전체 작품거래액이 4482억원으로 전년 4942억원보다 9.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3496억원)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미술품 유통 1차 시장을 이끄는 화랑들의 매출이 급감했다. 2018년 화랑 작품판매액은 1954억원으로 전년 2447억원 대비 20.1%나 급감했다. 화랑 작품판매액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 규모 10억원 이상 대형 화랑 작품판매액이 전년보다 500억원 줄면서 전체 시장 위축 원인이 됐다. 이에 반해 화랑 수는 2017년 455개에서 2018년 460개로 1년새 5개 늘었다.

화랑 관계자는 "미술품 유통 2차 시장인 경매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데가 2017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이 작품 구입을 중단하고 단색화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랑을 위협하던 경매사마저 정부의 미술품 양도 차익 과세 강화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국내 경매사 8곳을 분석한 결과, 2019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낙찰총액은 1565억원으로 전년 낙찰총액 2194억원보다 629억원(28.7%) 급감했다. 이는 2016년(1720억원) 이전 수준으로 퇴보한 수치다. 올해 총 출품작은 2만5962점, 낙찰작은 1만7279점으로 낙찰률은 66.55%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2만6290점이 출품돼 1만7175점이 낙찰되며 낙찰률 65.33%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낙찰작 수와 낙찰률은 비슷했지만 낙찰총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상위권을 휩쓴 김환기가 올해도 낙찰총액 1위를 기록했다. 김환기 낙찰총액은 249억6000만원으로 낙찰률은 72.95%였다. 그러나 지난해 김환기 낙찰총액 354억7000만원, 낙찰률 81.68%보다 줄어들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감정위원장은 "올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가 수년 전으로 퇴보한 것은 그만큼 미술시장 경기가 크게 위축된 반증이며, 단순히 단색화 열풍이나 거품이 꺼졌다는 평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을 고민할 시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랑과 경매사 매출은 위축된 반면에 아트페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아트페어 수는 2017년 49개에서 2018년 54개로 5개 늘고, 아트페어 작품거래금액은 638억원에서 734억원으로 15% 증가했다.

5000억대 못 넘은 미술시장(단위=원)

2015년 3903억

2016년 3964억

2017년 4942억

2018년 4482억

*자료 = 예술경영지원센터

성장세 꺽인 미술경매(단위=원)

2016년 1720억

2017년 1900억

2018년 2194억

2019년 1565억

*자료 =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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