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마이크로바스트 등 전기차 공장 설립 예정
친환경 정책·베를린 IT인재 수급 용이 등이 원인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자료 사진>©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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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뉴스1) 서양덕 통신원 = 독일 동부의 브란덴부르크주(州)가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로 각광받으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관련 공룡 기업들이 브란덴부르크 공장 설립을 발표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 브란덴부르크주는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이름난 곳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석탄 산업 외에는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었다. 자연경관이 보전된 것은 산업자원이 없어서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이런 산업 불모지에 각광받는 전기차 산업지대가 조성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네 번째 생산기지이자 유럽 첫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가 공장을 설립할 부지로 알려진 그륀하이데 지역은 베를린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를린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회사 마이크로바스트도 브란덴부르크주 루드비히스펠데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마이크로바스트는 승합차나 트럭에 들어가는 배터리 시스템과 셀,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4300만유로(약 555억원)를 들여 전기승합차와 SUV 전기차에 들어갈 고속충전 배터리 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도 브란덴부르크주에 신규 음극재 생산 설비 공장을 세우는 걸 검토하고 있다. 음극재는 2차전지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다. 바스프는 이미 브란덴부르크주 슈바르츠하이데 지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 지역에 신규 공장 설립이 유력시되고 있다.
자동차의 도시로 주목받기는커녕 산업의 변방으로 취급되고 독일에서 가난지수 상위권을 다투던 지역을 기업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브란덴부르크주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꼽는다. 디트마 보이트케 브란덴부르크 주지사는 지난 2013년 취임 초기부터 "브란덴부르크를 독일 제1의 친환경 에너지 주로 만들자"는 구호를 내세웠다.
덕분에 브란덴부르크주는 독일 16개 주 가운데 풍력·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브란덴부르크주는 법인세와 기업보조금 등에 혜택을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베를린에 많은 IT 분야 인재를 흡수할 수 있어 유리하다. 베를린은 IT 스타트업과 외국계 IT기업들의 본부가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작지만 강한 IT 스타트업들도 많은 만큼 전문성 있는 인재들을 쉽게 찾아 불러들일 수 있다.
폭스바겐은 베를린의 인재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자사 최대 규모의 공장이 있는 볼프스부르크에서 베를린까지 1시간 안에 통근 가능한 기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홍보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경우 IT 분야와 밀접한 기술 연계가 필요하기에 기업들에게 유능한 인재를 조달할 수 있는 위치냐 아니냐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테슬라가 브란덴부르크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브란덴부르크주는 동·서유럽 국가로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다. 브란덴부르크주 서쪽은 프랑스와 베네룩스 3국과 가깝고 동쪽 국경에는 폴란드가 있다. 이들 지역 모두 전기차 보급이 활발한 도시로 특히 테슬라 차량의 판매율이 월등히 높다. 네덜란드의 경우 테슬라의 점유율이 전체 자동차의 40%에 달하고 폴란드에선 지난해 8월부터 테슬라가 모델3의 판매를 시작했다.
대형 전기차 기업들이 이렇게 브란덴부르크주로 대거 유입되면서 연관 중소기업들도 따라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여러 기업들이 브란덴부르크로의 회사 이전 또는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주민들은 친환경 정책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낸 브란덴부르크주가 '가난한 주'의 오명을 씻고 독일을 대표하는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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