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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속수무책 비판에 심재철 “모두 내 책임, 허나 또 당하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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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총사퇴 결의까지 하게 된 건 다 제 책임이에요.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또 당하진 않을 겁니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목소리엔 힘이 느껴졌다. 지난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 범여권의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 당권파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통과되자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결의’ 카드를 꺼냈다.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집단 항의였다. 그 중심엔 한국당 원내 사령탑인 심 원내대표가 있었다.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은 현재 진행형이다. 6일쯤으로 예상되는 본회의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유치원3법 등이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이 반대해 온 법안들이다. 황교안 대표가 원외 인사라 심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심 원내대표에겐 묘안이 있을까. 전화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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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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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실제 의원직 총사퇴를 하는 건가.

A : “내 책임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처리하겠다. 지금 단계에서는 내 책임이라는 말씀만 드린다.”

Q : 수사권 조정안도 필리버스터를 할 건 건가.

A : “현재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놓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민주당 쪽에서 일방적으로 나가는데 이게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생각 중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을 성과 없이 마무리한 한국당은 범여권의 강행 일변도를 규탄하는 장외투쟁과 보수 진영을 하나로 끌어모으는 보수통합의 대응전략을 준비 중이다.

한국당은 3일 서울 광화문에서 ‘국민과 함께, 문 정권 2대 독재악법, 3대 국정농단 심판 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심 원내대표는 전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며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분, 그 분들이 우파든 중도든 함께 가는 길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4ㆍ15 총선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다. 여야 지도부 모두 새해 일성으로 “총선 승리”를 외쳤다.

“총선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심 원내대표는 즉답을 피한 채 웃었다. 그러면서 “(당 공천을 지휘하는) 공천관리위원장을 곧 선정할 것”이라며 “인재영입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지난해 ‘최대 50% 현역 물갈이’라는 공천 계획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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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달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항의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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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출신인 심 원내대표는 1980년대 대학생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경력이 있는 5선 의원이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신군부에 맞서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학생운동 세력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당내에선 “심지 있는 파이터”라는 평가가 많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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