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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美대사관 앞 친이란 시위대 철수했지만 긴장 여전 … “그림자 전쟁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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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이브 헤즈볼라 지도부 요청 따라

폼페이오 이라크 측에 “테러 규탄”

우크라이나 순방 연기하며 정세 살펴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이틀 간 시위를 벌인 이라크의 친이란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미 대사관 앞에서 철수했다. 친이란 민병대 카다이브 헤즈볼라(KH) 지도부가 시위대에 철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동에 추가 병력을 파병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시위대가 일단 물러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위대는 시위 이틀째인 1일에도 대사관 벽을 타고 진입을 시도했으나 미 해병대가 최루탄을 쏘며 저지했다. 당초 시위대가 대사관 인근에 텐트를 치며 장기 농성이 예상됐으나 KH 지도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철수했다.

이번 미 대사관 앞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카다이브 헤즈볼라 측은 “우리는 미 대사관으로 와 누구도 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승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의회가 미군 주둔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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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 앞에서 한 남성이 이라크 국기를 흔들고 있다. 친이란 시위대는 미 대사관 앞에서 이틀 간 농성을 벌이다 철수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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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철수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는 넘겼지만 미국과 이란 간에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하다. 1일 로이터통신은 이번 시위가 중동 전역에서 전개되는 미국과 이란 간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림자 전쟁'이란 국가가 배후에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채 상대국을 교란하는 행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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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친이란 세력 미대사관 공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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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친이란 시위대의 대사관 습격은 미국이 지난달 29일 이라크의 KH 기지를 폭격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습격 직후 미국은 분주히 움직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 이라크·카타르·이스라엘 지도부와 잇따라 통화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이라크 정부엔 테러를 규탄한 데 이어 카타르와 이스라엘 측엔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일 트위터에 이번 미 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증거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의 대리인’이라고 칭한 인물을 포함해 4명이 시위대 무리 속에 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라크 정세를 살피기 위해 당초 예정돼 있던 우크라이나·벨라루스 등의 순방도 연기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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