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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미국에게 죽음을"… '피의 복수' 내건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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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에 추모 시위, 모스크엔 붉은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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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중북부의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게양된 붉은 깃발. / 사진=더선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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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란군 최고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사살 이후 이란이 '피의 복수'를 선포하고 나섰다.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주변에 폭격이 벌어진 데 이어,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에 나왔다. 심지어 순교자의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이 사상 처음으로 이란 이슬람 사원에 게양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피의 복수' 깃발 내건 이슬람 사원…솔레이마니 신성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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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공개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하늘에서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 '이맘 후세인'의 품에 안겨 있는 그림. 하메네이는 그를 순교자라 불렀다. /사진=하메네이 홈페이지(khamenei.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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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수도 테헤란에서 100km 떨어진 중북부의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붉은 깃발이 게양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잠카런 모스크는 시아파 무슬림(이슬람교도)의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슬람 시아파에서 빨간색은 부당하게 살해당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며, 붉은색 깃발을 거는 것은 순교자의 원수를 갚겠다는 의미다. 메트로 등 일부 언론은 잠카런 모스크에 붉은 깃발이 걸린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해당 깃발에는 '이맘 후세인을 위한 복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맘 후세인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손자로, 시아파 무슬림이 가장 존경하는 이슬람 공동체 지도자다. 시아파 무슬림은 680년 수니파 왕조와 전투에 전사한 후세인의 죽음이 부당하다고 여기며, 그를 위한 복수를 다짐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은 솔레이마니가 이맘 후세인에 안겨 있는 그림을 그려 배포하기도 했다. 솔레이마니를 신성화해 공분을 자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대사관 불과 1km 인근서 폭격…대사관 방화에 문까지 부숴

같은 날 오후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을 겨냥한 포격도 잇달아 발생했다.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60여km 떨어진 알발라드에는 미군이 주둔한다. 그린존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 대사관, 의회, 정부 청사 등 주요 시설이 밀집된 곳이다. 지난 2개월간 이라크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은 10여 차례 있었으나, 이번 사건은 솔레이마니 피살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된 상태에서 벌어져 관심이 쏠렸다.

이날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카타이브-헤즈볼라(KH)는 레바논 알마야딘 방송을 통해 "이라크 군경은 일요일(5일) 저녁부터 이라크 미군 기지 주변에서 1000m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하며 공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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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 시위에서 시민들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의 그림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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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란 테헤란, 이라크 바그다드 등에서는 시민들이 몰려 솔레이마니의 추모 시위를 벌였다. 앞서 잠카런 모스크에 걸린 붉은 깃발도 등장했으며,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등 반미 구호를 외쳤다. 이란 정부는 4~6일 솔레이마니의 추모 기간을 선포하고, 오는 7일 장례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3일 이른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해 사살했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내 미군이 있는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아 미국인이 1명 사망한 이후 나온 대응 조치이다. 솔레이마니는 이란혁명수비대 최정예로 꼽히는 쿠드스군을 지휘하며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숱한 전과를 남겼으며, 2018년부턴 이라크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현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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