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대사관 습격 생중계 화면에 노여워하며
2일 늦은 시각에 암살 공격 명령 전격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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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각) 밤 미군의 카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공습 작전은, 암살이 ‘적절하지 않은 옵션’으로 애초에 제시됐는데도 공습 당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 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솔레이마니를 정밀 타격한 ‘MQ-9 리퍼’ 드론은 ‘너무나 조용하고 치명적’이어서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무기”로 알려져 있다.
4일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가 이란 군부의 ‘임박한 공격’ 정보를 제시했으며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살 아이디어를 거부했다고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뒤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습격당하는 장면을 텔레비전 생중계로 보면서 크게 노여워하며 2일 늦은 시각에 암살 공격 명령을 전격 지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암살은 국방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는데 이를 선택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11테러 이후 국방부는 역대 대통령에게 다른 가능한 대안을 선택하기를 바라면서 일부러 ‘적절치 않은’ 옵션까지 제시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당일 ‘극단적 옵션’을 불쑥 지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시각엔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인들과 아이스크림 등을 곁들인 만찬을 하고 있었다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특히 공습 작전이 미리 샐 것을 염려해 공습 단행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참모들은 휴가차 미국 전역에 따로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서 연막작전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보안이 확실한 통신망을 이용해 이번 공습을 수차례 논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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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전은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실시간 추적해가며 기회를 엿보다 전격 감행하는 ‘기회 포착 표적’(Target Of Opportunity) 방식으로 수행됐다. 암살에 투입된 ‘MQ-9 리퍼’는 위성으로 원격조종하는 무인 정찰 공격기로, ‘세계에서 가장 두려운 드론’으로 알려져 있다. 리퍼는 비행 연료를 대량으로 채운 채 미사일 여러 발로 무장하고 중고도에서 장시간 날아가, 움직이는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공격한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요인을 순식간에 정밀 타격하는 데 최적화된 성능을 갖췄다. 한 미 공군 퇴역 조종사는 <워싱턴 포스트>에 “너무나 조용하기에 더욱 치명적인 무기”라고 말했다. 미 군수업체 제너럴아토믹스가 만드는 리퍼는 1대당 1600만달러로, 날개 길이는 66피트, 무게는 4900파운드에 불과하다. 지상에서 리퍼의 비행을 목격하거나 소리를 듣기는 매우 어렵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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