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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긴장 고조되는 미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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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내 52곳 공격 목표”

친이란계, 4일 미군기지 등 포격

중동발 세계 정세 불확실성 확대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 특수부대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표적 사살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이란 내 52곳을 공격 목표로 설정해뒀다고 경고했다. 중동은 물론 세계 정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더 위험한 세계를 목도하게 됐다”(프랑스 외무부 아멜리 드 몽샬랑 유럽담당 국무장관)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란의 52곳을 공격 지점으로 정해뒀다”고 밝혔다. 52곳은 이란이 수년간 인질로 억류한 미국인 52명을 의미한다면서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이라며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라고 한 뒤 “만약 이란이 다시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전에 받아본 적이 없는 훨씬 강력한 공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미군 수백명이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쿠웨이트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과 시아파 민병대 등 친이란 세력은 즉각 반격했다.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 그린존이 4일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이란 중북부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 돔 정상에는 순교의 피가 흐를 전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상징물인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은 5일 CNN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바그다드에서 대규모 장례식이 엄수된 뒤 시아파 이슬람의 최대 성지인 이라크 중남부 카르발라까지 운반됐으며, 5일 오전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로 옮겨졌다. 그의 시신은 마슈하드, 테헤란, 곰 등 이란 주요 도시를 거치며 장례의식을 치른 뒤 7일 고향 케르만에 안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영국은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자국 국적 선박의 피습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해군이 호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병력도 훈련 활동을 중단했다. 유럽 및 중동 국가 그리고 중국·러시아 등은 각각 정상 및 외무장관들이 전화통화 및 긴급회동을 통해 중동지역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회복시킬 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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