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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국에 죽음을"…이란발 쓰나미 韓 정유·화학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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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유가 급등락 실적에 악재…원유공급 당장 우려 없지만 해협 봉쇄 현실화 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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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5일(현지시간) 테헤란 의회에서 의원들이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미군의 공습 사망에 항의하며 “미국에 죽음을” 외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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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을 보는 정유·화학사들의 시선에 우려가 읽힌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며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수요 부진으로 신음하던 정유화학사에 이란 발 쓰나미가 덮치는 형국이다.

6일(한국시간) 브렌트유 3월물은 오전 10시3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2.2% 오른 배럴당 70.1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2일 60.92달러였던 유가가 한 달 사이에 10달러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두바이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도 일제히 치솟았다.

유가상승 랠리는 미군의 공습이 촉발시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의 대통령 후보로도 꼽히던 군부 실세다.

이슬람세력의 미국을 향한 반격이 이뤄지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원유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뛰기 시작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등으로 유가가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일단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동 상황에 따라 80달러 선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은 아예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70달러 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도 국제유가 예상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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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사 실적 전망은 단순하지 않다. 유가가 오르면 일단 싸게 산 원유로 만든 석유제품을 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정제마진이 오른다는 의미다. 당장은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된다. 외생변수로 인해 오른 유가가 내려가면서 정유사들이 재고평가 손실을 안게 된다. 특히 중동분쟁 등 돌발적 이슈는 단기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국제유가가 오른 만큼 정제마진이 충분히 따라 올라가지 않으면 중간에서 정유사만 부담을 안게 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가뜩이나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란 사태가 덮치면서 경기 위축 분위기가 더 확산될 수 있다.

화학업계 역시 우려의 시선으로 중동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화학제품의 원가가 올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일을 기준으로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1558.7원)은 7주 연속 상승했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국제유가와 2~3주의 시차를 두고 연동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유소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당장 원유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은 지난해 5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기존 최대 공급처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의 원유가 정상 수입되고 있다.

문제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과거에도 언급만 됐을 뿐 현지에서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만약 현실화된다면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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