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100일 앞둔 6일 청와대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집권 4년 차를 맞아 국정 수행에 더 고삐를 죄면서 총선 전 참모진 인사를 마무리했다는 의미가 있다.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에 이어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했던 주형철 경제보좌관도 곧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20여 명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행정관급에서 추가로 30~40명이 출마를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막차를 탄 셈이다. 다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 총선 출마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단행된 이번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현행 비서실·정책실·안보실의 3실장·12수석·49비서관 체제라는 큰 골격은 유지했다. 업무 분장 효율화를 위해 일부 비서관의 업무·소속을 변경하는 선에서 조정이 이뤄졌다. 이번 개편에서 인적 쇄신은 소폭에 그쳤으며 대규모 인적 쇄신은 4월 총선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발탁 1년을 맞아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핵심 참모 3인방 '노강윤(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당분간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 핵심 참모는 적어도 총선 때까지는 인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가적인 조직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경제보좌관 등 공석이 된 자리와 디지털혁신비서관 등 신설된 자리에 대한 추가 인사는 인선이 완료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가 이날 단행한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능력이 검증된 기존 참모들을 전진배치했다는 점이다. 올해 국정목표를 '확실한 변화'로 정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철학에 익숙한 기존 참모들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체제로 청와대를 개편한 것이다. 의사 출신으로 국정상황실장에 내정된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49)은 문재인정부 출범 시에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지난해 1월부터는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일해왔다. 국정상황실은 국정 전반을 챙기며 각종 정보를 다루는 막강한 곳이다. 전임자인 윤 실장이 국정기획과 국정상황을 함께 챙겼으나 이번에 업무가 분리됐다. 국정기획 업무는 연설기획 업무와 통합돼 기획비서관으로 변경됐고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50)이 이동했다. 국정운영 기조 수립과 기획, 국정 어젠다·일정·메시지 기획 업무를 담당한다.
일자리기획비서관과 정책조정비서관은 하나로 통합돼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으로 조정됐다. 정책조정업무의 중심을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협 일자리기획비서관(51)이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으로 내정됐다. 지난해 10월 발탁된 이 비서관은 실력을 인정받아 석 달 만에 요직에 다시 발탁됐다.
경제수석실 산하에 있던 통상비서관은 신남방·신북방비서관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대통령 직속 조직인 경제보좌관 산하로 소속이 변경됐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에는 박진규 통상비서관(54)이 내정됐다.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아세안과 협력의 폭을 넓힌 데 이어 신북방 정책에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산업정책비서관실은 통상 기능을 흡수해 산업통상비서관실로 바뀌었고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56)이 산업통상비서관으로 내정됐다.
대통령 직속 조직인 과학기술보좌관 산하에는 디지털혁신비서관이 신설됐다. 인공지능(AI)·5세대(G)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래 산업은 융복합이 주를 이룬다"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변화한 시대에서 미래를 대비하고자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혁신비서관에는 양환정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부회장과 조경식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치발전비서관 산하 국민생활안전담당관, 산업통상비서관 산하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담당관, 국방개혁비서관 산하 방위산업담당관 등 국정 핵심 과제를 전담할 담당관 세 자리도 신설됐다. 이 자리는 2급 또는 3급으로 임용될 예정으로 인선이 진행 중이다.
국민생활안전담당관은 교통·산재·자살, 어린이 안전 등 국민 생활 안전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박용범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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