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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핵합의 걷어찬 이란… 美 “더 강한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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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4년6개월 만에 파기 선언 / 이란 “어떤 규정도 존중 않을 것” / 트럼프 “신속·완전 반격” 경고 / 케냐 미군기지 피습… 3명 사망

세계일보

이란이 군부 실세를 제거한 미국의 드론 공습에 반발해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핵개발 카드로 미국에 맞서겠다는 초강경 조치다. 이번 사태 후 첫 미국인 사망자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더욱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수 제한, 우라늄 농축 가능 수준, 이란의 핵 연구개발활동 등 핵합의에 명시된 어떤 규정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아무런 제약 없이 오로지 이란의 기술적 요구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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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왼쪽에서 4번째)가 6일(현지시간) 테헤란 대학 교정에 안치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영구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테헤란 AP=연합뉴스


이번 성명은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가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과 관련해 자국 핵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한 이후 발표됐다.

이란핵합의는 2015년 7월 이란과 미·영 등 주요 6개국이 이란의 핵개발 포기와 서방의 제재 완화를 합의한 역사적인 행동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탈퇴를 선언한 뒤 이란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이란까지 합의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핵합의는 타결 4년 6개월 만에 파기될 위기에 처했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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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미군이 공습 살해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 미디어 게시물들(Media Posts)은 이란이 어떠한 미국 사람 또는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것을 미 의회에 통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라크를 향해 “(이라크에)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다. 이란에 가한 제재는 약과로 보일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솔레이마니 사망 후 보복 공격으로 3명의 미국인 사망자가 이날 처음으로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케냐 미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1명과 도급업자 2명이 사망했고 미 국방부에서 일하던 2명이 다쳤다. 앞서 케냐군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5명의 알샤바브 대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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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 가족 위로하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테헤란 AFP=연합뉴스


중동 상황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며 미국과 이란 양국 군은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지역에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3500명의 추가배치 작업에 돌입한 데 이어 특수전 부대 병력도 배치했다. 파병된 특수전 병력 중에는 미 육군 특수전사령부(ASOC) 산하 지상 전투 병력의 핵심인 제75 레인저연대의 1개 중대가 포함됐다. 이란도 미사일 부대가 강화된 비상대기상태에 돌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국기연 특파원, 김예진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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