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하려던 이란 외무장관의 사증(비자)을 거부했다고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 등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는 9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가운데) (EPA=연합뉴스)

FP는 미국 행정부의 이번 비자 거부가 유엔 업무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외교 관리의 입국을 허용하도록 한 1947년 유엔 '본부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은 최근 미국의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이 폭사한 이후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자국의 입장을 전 세계에 밝힐 것으로 예상됐다.

자리프 장관은 수주 전 유엔 헌장의 중요성에 대한 토론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자리프 장관의 비자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유엔이 이번 사안과 관련한 논평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놓고 연일 미국을 비판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비자 거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에게 비자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이 책임져야 할 국제 의무"라면서 미국이 비자를 발급해 의무를 다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한 "미국은 무력을 남용하지 말고 관련국들은 자제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를 비롯한 안보리 회원국들과 밀접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 측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에 폭사한 데 대해 가혹하게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또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제한 규정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살을 보복한다면 이란 내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는 등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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