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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란 “美 보복 시나리오 13개, 악몽될 것"... 보복 절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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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시체가 중동 뒤덮을 것"
이란 의회, 미 국방부·미군 테러조직으로 지정

알리 샴커니(Ali Shamkhani)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7일(현지 시각) 미국에 보복하기 위한 시나리오 13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이 이란 쿠드스군(Quds·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에 반발해 강력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샴커니 사무총장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 13개 가운데 가장 약한 경우라도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일보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7일(현지 시각)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6일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IRN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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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이란의 위대한 영웅이 흘린 피를 위해 시작한 이 보복 작전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미국이 즉시 중동에서 나가지 않으면 그들의 시체가 중동을 뒤덮을 것"이라고 했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 국경 근처에 있는 미군 기지를 언급하며 "우리는 미군과 그들의 장비를 알고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란은 이날 미국에 대한 보복을 절차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절차도 빠르게 시작했다. 이란 의회 헌법수호위원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를 ‘테러 행위’로 규정, 이에 맞서 비례적인 군사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긴급 3단계’ 회의를 소집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긴급 3단계는 이란 의회가 임시회의를 열 수 있는 안건 가운데 시급성과 중요도가 가장 높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란 의회는 또 이날 미군 전체와 미국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미국에 군사적 보복을 가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거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해 대테러 작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 역시 지난해 4월 이란 혁명수비대를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이란 의회는 여기에 맞서 중동을 작전 지역으로 하는 미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란 의회는 또 원유 수익의 30%를 의무적으로 적립하는 국가개발펀드 중 2억유로(약 2607억원)를 쿠드스군에 특별 배정한다는 안건도 의결했다. 쿠드스군을 재정적으로 확실하게 지원해 대미 군사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는 7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서 열린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날 추모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에 보복해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다. 적이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례식에 모인 군중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뒤 그의 장례식은 이라크와 이란의 시아파 성지를 돌며 나흘간 대규모로 치러졌다.

앞서 6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는 이란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에 대해 "비례적·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란은 지난 5일엔 정부 성명서를 통해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고, 우라늄 농축에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사실상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본격 생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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