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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례적 여성 연설…솔레이마니 딸 이란서 '반미 보복'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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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온 이란 대통령에게 "아버지 보복은 누가하나"

연합뉴스

6일 테헤란에서 열린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연설하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
[AFP=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군에 의해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딸 제이납 솔레이마니가 부친의 사망 뒤 이란에서 '반미 보복'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20대 후반 나이로 알려진 그는 6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부친의 장례식에서 연설자로 나섰다.

이란의 종교, 사회적인 관습상 공적인 대중 행사에서 여성이 대표 연사로 나서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보수적인 이란의 종교 관습에서 예외가 인정될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이란이 비상한 상황이 됐다는 점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아울러 제이납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 사건 과정에서 이란 국민에게 강력한 인상을 줬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이납은 수십만명의 군중 앞에서 "중동에 있는 미군의 가족은 그들의 아들이 죽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다"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미친 자', '도박꾼'으로 부르며 강도 높게 보복을 촉구했다.

이어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시리아 대통령,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 예멘 반군 등 친이란 무장조직의 지도자 이름을 열거하면서 "혼자 힘으로도 그들(미국)을 파괴할 수 있는 나의 삼촌들이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란에서 정치권과 군부의 핵심 인물의 사생활과 가족은 외부로 좀처럼 노출되지 않아 그는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인지도가 없었던 그가 이란 국민에 갑자기 알려진 것은 4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집을 찾아 조문하는 장면이 방송되면서다.

로하니 대통령은 제이납에게 "알라께서 슬픔을 참을 수 있는 힘을 주실 것이다"라고 위로하자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우리 아버지의 복수는 누가 하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에 "아버지의 복수는 모든 이란 국민이 할 것이다. 안심해도 된다"라고 약속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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