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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TF초점] 美·이란 일촉즉발…文대통령, 평화 구상에 영향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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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된다"며 실질적 남북 교류·협력 재개의 뜻을 밝혔다.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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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남북 교류·협력 재개 의지…북미 교착 속 운신 폭 확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문 대통령이 7일 발표한 신년사 중 현재 남북관계를 진단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될 정도'라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의 추동과 동시에 이제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북한과 밀착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남북관계에 있어서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하겠다"고 한 데 이어 신년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접경지역 협력 시작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 실현 방안 협의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도쿄하계올림픽 공동 입장과 단일팀 협의 등을 협력 가능한 일로 제시하며 김 위원장의 답방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여러 분야의 실질적 남북 교류·협력의 재개를 통한 '평화 경제'와 '공동 번영'이지만, 큰 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꽉 막힌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겠다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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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일촉즉발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북미 대화 재개 여부도 안개 속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국제 미디어센터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회담이 생중계되는 모습.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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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것은 미국과 이란의 일촉즉발 대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중동 정세가 심각하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이란 문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과 신년 들어 중동 정세가 갈수록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자칫 한반도 평화 구상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군에 의해 피살된 이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국은 서로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하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이란이 미국 시설들을 타격할 경우 미국은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52곳의 이란 목표물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사실상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해 전면전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집중하게 되면 북핵 협상은 뒷순위로 미룰 수 있다. 자국의 안보가 걸린 중대한 문제 해결이 우선하고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로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 개선의 기대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북한은 이란과 우호 관계이며 핵 보유 문제로 제재를 받는 등을 이유로 반미 감정이 강하다.

이미 '자력갱생' 노선을 분명히 한 북한은 미국의 공습을 받은 이란을 보며 더욱 폐쇄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은 더욱 더뎌지게 된다. 공개 행보미국과 이란의 갈등의 불똥이 한국으로 튄다면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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